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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정부의 조명정책’을 평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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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추어적인 조명정책으로 전통조명도, LED조명도 키우지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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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절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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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정부는 임기 5년 동안 ‘LED조명 보급 정책’을 적극 추진했다. 그러나 ‘LED조명 보급 정책’은 ‘LED조명의 보급’도, 'LED조명 산업의 육성‘도 모두 제데로 이루지 못하고 만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은 조명전시회에 출품된 LED조명 업체의 부스 모습.(사진=취재부 윤영준 기자) | |
이명박정부 5년을 관통하는 조명정책은 한마디로 ‘LED조명’이다. 이명박정부는 임기 초에 LED조명을 10대 신성장동력 산업의 하나로 선정해 집중 육성해 왔다. 그러나 이명박정부가 물러난 지금 국내 LED조명 산업은 “2012년까지 세계 7대 LED조명 강국(강국) 진입”이란 목표와는 크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애초의 정책 목표를 이룩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명박정부 5년의 조명정책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던 것일까?
전통조명과 LED조명을 별개의 산업으로 생각하고 접근
‘선택과 집중’논리에 사로잡혀 전통조명 육성 방치
LED조명은 산업기반 구축 없이 ‘보급’에만 급급해
이명박정부 5년 내내 조명을 지배했던 단어는 ‘LED조명’이다. 이명박정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태양광, 풍력, LED조명을 비롯한 10개의 신흥 산업을 미래의 먹거리로 선정하고 이를‘10대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10대 신성장동력 산업’은 이명박대통령 취임 이후 다시 ‘녹색성장산업’으로 명칭이 바뀌면서 육성의 필요성과 당위성이 강조되었다. 이에 따라 태양광, 풍력에서 LED조명에 이르기까지 녹색성장산업으로 선정된 산업들을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육성하겠다는 육성정책과 육성계획이 잇따라 발표되었다. 그리고 여기에 자극을 받은 기업들이 경쟁을 하듯이 녹색성장산업에 뛰어들면서 정부주도형 ‘10대 녹색성장산업’ 붐이 불어닥치기 시작했다.
이명박정부와 ‘LED조명 보급정책’
이런 ‘10대 녹색성장산업’ 가운데 하나가 바로 LED조명이다. 원래 처음으로 LED조명에 주목을 한 것은 이명박정부 전임 정부인 ‘노무현정부' 이다. 노무현정부 임기가 다 끝나가던 2008년 8월 29일 지금의 지식경제부 전신(前身)이었던 산업자원부에서는 '조명산업 발전전략'과 '조명 육성정책'을 동시에 내놓았다.
기존의 전통조명이 중국에 밀려서 경쟁력을 상실하자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조명산업 육성전략’이었고, ‘조명산업 육성전략’의 실천방안으로서 제시됐던 것이 바로 ‘LED조명 육성방안’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정권이 이명박정부로 바뀌면서‘조명산업 발전전략’은 슬그머니 간판을 내리게 되었다. 그 대신에 ‘조명산업 발전전략’의 일부였던 LED조명만 남아서 ‘10대 신성장동력산업’ 가운데 하나로 전면에 등장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이명박정부가 내놓은 것이 바로 ‘LED조명 보급정책’이다. ‘LED조명 보급정책’은 노무현정부가 제시했던 ‘LED조명 육성정책’이 이명박정부판으로 간판을 바꿔단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정책의 명칭 변경보다 더 의미가 큰 것은 정책 목표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즉, 노무현정부에서 계획했던 ‘LED조명 육성’이라는 목표가 이명박정부에 와서는 ‘LED조명 보급’이란 새로운 목표로 변경된 것이다.
이처럼 이명박정부가 ‘LED조명의 육성’ 대신 ‘LED조명의 보급’ 쪽으로 정책 목표를 바꾼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LED조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부가 LED조명을 보급하면서 LED조명 업체들이 당장 회사를 유지,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논리가 먹혀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LED조명 보급 = LED조명 육성’이란 공식은 얼핏 보면 매우 그럴듯해 보인다. 하지만 사실 이것은 목적과 수단이 서로 뒤바뀐 것이다. ‘LED조명을 보급하려면 먼저 보급할 만한 가치와 소비자들이 선뜻 돈을 주고라도 구매할 만큼 비용 대비 효과를 지닌 제품을 만드는 것’이 올바른 순서였다. 그리고 이런 제품을 만들려면 무엇보다 LED조명의 산업 기반부터 갖춰야 한다.
이렇게 소비자들이 구매할 만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본적인 여건을 조성한 뒤에, 소재, 부품, 완성품, 유통, 수출, 제품디자인 등 각 분야에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업체를 발굴해서 육성하는 것, 그리고 이들이 만든 제품들이 내수시장과 해외시장에서 잘 판매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비로소 LED조명의 육성은 가능해진다.
한마디로 LED조명의 산업 기반 조성-유능한 업체와 인력의 발굴과 양성-효율적인 제품의 생산이란 선순환 구조가 먼저 미련이 된 뒤라야 비로소 LED조명의 보급이 이루어질 수가 있다는 뜻이다.
반면에 산업 기반의 조성보다 제품의 보급을 앞세우면 품질 및 가격 경쟁력 없는 LED조명 제품의 생산-소비자의 구매 외면-내수 및 수출시장의 판매 부진-LED산업의 침체라는 악순환 구조가 생기게 된다. 자연히 LED조명 산업의 육성도 불가능해지고, LED조명 제품의 보급도 불가능해질 뿐이다.
이와 같이 ‘LED조명 산업의 육성’이란 목표와 ‘LED조명 제품 보급’의 보급이란 목표는 순서가 어떻게 설정되느냐에 따라서 전혀 정반대의 결과를 낳게 된다.
‘LED조명 보급정책’의 결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정부는 이런 정책 목표의 순위가 갖는 의미를 심사숙고하지 않은 채, ‘LED조명 보급 = LED조명 육성’이란 논리에 함몰돼 LED조명에 막대한 국고(國庫)를 투입하고도 LED조명 원천기술이나 기초산업조차 제대로 키우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더욱이 좋지가 않았던 것은 LED조명 보급에 집중을 하느라 거의 모든 정책적 수단과 예산을 LED조명 한 곳에만 집중 투여했다는 사실이다. 이런 LED조명 편중은 지금까지 전통조명에 주어졌던 정책적인 관심과 지원 제도, 지원 예산을 급격하게 축소시키는 결과를 가져 왔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전통조명은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쇠퇴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제품을 설치할 때마다 보조금을 지원하는 고효율조명기기 품목이 대폭 감소하였다.
또한 소비자들에게 전통조명은 사양산업이고, LED조명은 차세대 신성장 조명사업이란 왜곡된 인식을 갖도록 해서 전체 조명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전통조명의 위축을 가져 왔다.
이와 같이 ‘LED조명 육성’과 'LED조명 보급’의 우선순위를 뒤바꿈으로써 전통조명은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게 만들고, ‘LED조명’은 높은 가격 때문에 구매하지 못하게 만드는 결과를 만든 것이야 말로 지난 5년 동안 이명박정부가 저지른 최대의 실책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이명박정부는 LED조명의 보급을 위해 5년 동안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이명박정부 임기 마지막해인 2012년 한 해 동안 공공조달시장인 나라장터를 통해 정부가 구매한 LED조명 제품의 규모는 약 2,2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렇게 추산해 보면 이명박정부 임기 5년 간의 나라장터 LED조명 구매액은 약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짐작된다.
이밖에도 각 지자체, 공공기관, 공기업에서 구매한 물량도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LED조명 제품 구매액은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LED조명 단일 품목만으로 이 정도의 구매액을 기록했다는 것은 결코 적은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이렇게 정부가 LED조명 보급을 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정부 5년 동안 거의 대부분의 LED조명 업체들은 매출 부진으로 줄곧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점이다.
‘오락가락한 정책’도 문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원인에는 부진했던 아파트 건설 경기도 한몫을 했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보다는 LED조명 업체들을 둘러싼 생태계가 크게 요동을 친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이것은 정부가 처음에는 LED조명에 대기업들의 진출을 허용했다가 동반성장을 이유로 삼아 2011년 11월에 이르러서는 LED조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선정함으로써 대기업도 살지 못하고, 중소 규모의 LED조명 업체 대부분도 살지 못하는 곳으로 만들어 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그 과정에서 야기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대립은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이 함께 협력해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해 한국 LED조명의 세계시장 진출과 점유율을 높이는 가능성을 차단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그리하여 대기업은 국내 시장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고, 중소기업들은 공공조달시장인 나라장터의 매출에 목을 맨 채 간신히 연명을 하는 지금의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처럼 대기업과 중견 및 중소기업이 서로 각자 잘 할 수 있는 영역을 찾지 못하고 동반으로 침체의 길을 가게 만든 것은 가장 아쉽게 생각되는 부분이다.
‘조명 전문가’의 의견 도외시해
그렇지만 무엇보다 이명박정부의 조명정책을 높게 평가하지 못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이유는 ‘전문성’의 부재이다.
이명박정부는 처음부터 “기존의 산업들은 한계에 부딪혔다”는 인식에서 출발을 했다. 그러다보니 성숙기에 접어든 기존의 산업이 아니라 아직 도입기에 불과한 미래의 산업들을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 풍력, LED조명 같은 산업은 말 그대로 미래산업, 차세대산업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술, 소재, 부품, 완성품, 가격 면에서 기존의 산업에 비해 경쟁력을 갖추기가 어려웠다. 또한 새로운 산업이 도입될 때는 늘 그렇듯이 도입기와 발전기 사이에 존재하는 ‘캐즘’(Chasm)이란 함정도 뛰어 넘어야 했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가는 태양광이나 풍력이 지금 처해 있는 상황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가 있을 것이다. 이런 일이 벌어진 원인 가운데 하나는 이런 산업에 관한 정책을 세울 때 전문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은 LED조명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가 않았다.
반면에 전통조명 분야에서 오래 동안 조명의 노하우를 축적해 온 조명업체들의 의견에는 큰 관심이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정부의 LED조명 실무 담당 공무원과 조명 단체 관계자가 “당신이 조명을 알면 얼마나 아느냐”“나도 조명에 대해서 알 만큼은 안다”는 식의 논쟁까지 벌어지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한마디로 조명 전문가가 보기에는 이명박정부의 LED조명 관련 정책과 사업들은 설익은 정책, 아마추어적인 정책이었다는 얘기다.
이런 아마추어 스타일의 정책이 좋은 결과를 낳기란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오래 동안 조명산업 현업에 종사해 왔던 사람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LED조명 정책이나 사업은 잘못 가는 것”이란 인식이 자리를 잡게 되었다.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이명박정부의 LED조명 정책이 “LED조명 육성과 보급 양쪽 모두 실패했다”는 야박한 평가를 받는 근본 원인도 바로 이런 ‘아마추어적인 조명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서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지금은 ‘보급과 육성’ 모두 안 된 상황
현재 국내 LED조명은 형광체 같은 기초적인 물질마저도 제대로 만드는 업체를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게다가 대만 같은 곳에서는 이미 5~6년 전에 개발, 생산해서 해외의 빅 바이어에게 공급 중인 COB(Chip On the Board) 기술마저도 거의 생소한 상황이다. 그만큼 기초 소재에서도, 세계적인 기술의 흐름에서도 뒤처진 실정이라는 뜻이다.
우리의 최대 현실적인 경쟁자인 중국처럼 제2, 제3의 LED생산기지나 유통단지를 구축해 놓은 것도 아니다. 기술이나 가격, 품질에서 잠재적인 경쟁국가들을 월등하게 앞서 가는 상황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시중에는 저렴한 중국산 LED조명 제품들이 알게 모르게 난무하는 실정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 안전인증제도가 개정되면서 이제는 신제품을 개발해도 안전인증뿐만 아니라 전자파적합(전자파인증)까지 받지 않으면 시중에서 LED조명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는 이중 인증 규제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지금의 국내 LED조명 업계의 현실은 물건은 팔리지 않는데 경쟁업체들은 늘어나고, 각종 인증 비용의 증가로 인해 업체들의 허리는 갈수록 휘는 지경에 몰려 있다. 그런데도 해외의 LED조명 업체와 제품의 국내 시장 진출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명박정부의 LED조명 정책을 평가할 때, 긍정적인 점수를 주기가 어려운 것이다.
‘LED조명’에 주목한 것만큼은 잘한 일
물론 이명박정부의 조명정책이나 LED조명 정책이 모두 부정적이기만 했던 것이라고는 말할 수가 없다. 개중에는 분명 국내 조명산업에 도움이 됐던 대목도 없지는 않다는 말이다.
예를 들자면, 비록 편중된 것이기는 했지만, LED조명을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선정해서 육성하겠다는 것, 그리고 정부의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해서 공공부문의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애쓴 부분은 결과에 상관없이 “조명산업의 발전에 나름대로 기여했다”는 평가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은 결과로 말하는 것이다. 아무리 동기와 목표가 좋았다고 해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 정책은 결국 실패한 것이라는 평가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이렇게 볼 때, 지난 5년 간의 이명박정부의 조명정책은 잘한 것(조명에 관한 정책을 세운 것)이 1이라면 잘 못한 것(정책 실천 방향과 내용이 잘 못되었던 것)은 3~4라는 성적을 냈다고 볼 수가 있다. 이것을 1점 당 20점으로 환산해서 100점 만점으로 나타내면 잘한 부분 20점, 잘 못한 부분 60~80점이 나온다. 즉 +20점+(-60 또는 -80점)=-40 또는 -60점이 이명박정부의 최종적인 조명정책 성적표란 뜻이다.
물론, 이명박정부가 펼친 조명정책이나 사업에 대해서 긍정적인 시각을 가진 업체나 경영자도 아주 없지는 않을 것이다. 설령 그렇다고 해도 이명박정부가 조명 부문에서 이루고자 했던 것과 실제로 이룩한 것 사이에 커다란 간극이 존재한다는 것만큼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이명박정부 5년 동안의 조명정책, 보다 엄밀하게 말해서 ‘LED조명 보급 정책’에 대해 마이너스의 성적을 먹이지 않을 수가 없는 이유이다.
지금 박근혜정부는 이명박정부가 보여준 이런 초라한 성적표에서 탈피해 ‘LED조명과 전통조명이 공존공생하고 더불어 발전하는 조명정책’을 마련해야 할 입장이다. 앞으로 어떤 정책 목표를 세워 어떻게 실행하느냐에 따라 5년 후 내리게 될 박근혜정부의 조명정책에 대한 평가는 달라지게 될 것이다.
/김중배 大記者 editor@koreanligh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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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입력: 2013/03/18 [09:27] 최종편집: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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