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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설치된 가로등 수는 아무도 모른다?”
정확한 정보 알려주는 곳 없어 업체들만 우왕좌왕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현재 전국에 설치된 가로등 숫자가 얼마인지 한눈에 보여주는 자료가 없어 관련 업체들이 애로를 겪고 있다. 사진은 도로에 설치된 가로등의 모습.   

 
 
박근혜정부가 임기 5년 동안 추진할 5대 국정목표 가운데는 “안전과 통합의 사회를 건설한다”는 목표가 포함돼 있다. 이 국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는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 구현”이 제시돼 있다. 이와 관련한 방법론으로는 “성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구축한다”는 국정과제가 마련돼 있다.

새로 들어서는 정부의 5대 국정목표에 ‘안전한 사회’가 들어 있다는 것은 현재 우리 사회가 그만큼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국민이 생각하는 안전한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한마디로 밤길을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야간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런 안전하고 다닐 수 있는 야간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재 전국에 설치된 가로등과 보안등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필요한 가로등과 보안등의 수요를 산정하고 앞으로의 설치계획을 세울 수가 있다. 또 그에 따른 예산도 산출할 수가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는 전국에 설치된 가로등이나 보안등의 수가 모두 얼마인지 일목요연하게 알려주는 곳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서 국내 조명업체인 A사는 가로등기구 설치 사업에 나서기 위해 전국의 가로등 설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여기저기 알아본 끝에 결국 포기했다.

A사가 가장 먼저 전국의 가로등 숫자를 문의한 곳은 정부기관이었다. 그러나 전화를 받은 정부기관에서는 “우리에게는 그런 자료가 없다”고 하면서 “다른 정부기관에 문의해 보라”고 했다. 이런 식으로 몇 개 정부기관에 문의를 하고도 정확한 가로등 숫자를 파악할 수 없었다.

A사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한 조명 관련 단체에 문의해 보았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그런 내용이라면 홈페이지에 있을 테니 홈페이지를 잘 살펴보라”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 단체의 홈페이지를 아무리 찾아보아도 전국에 설치된 가로등과 보안등의 숫자는 알 수가 없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국내에는 전국에 설치된 가로등이나 보안등의 숫자를 총괄적으로 집계하는 곳이 한 군데도 없기 때문이다. 이 업무에 가장 근접한 업무를 담당하는 곳은 안전행정부(구 행정안전부)이다. 그러나 기존 행정안전부는 2000년도까지만 전국의 가로등 설치 숫자를 집계하였을 뿐, 그 이후에는 새로운 자료를 국가 정보 사이트에 올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또 한국전력공사에서는 매년 월 단위로 전국의 가로등 공사 건수와 공사실적 금액에 대한 집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한전에서 공사를 한 내용에 국한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밖에도 광역 규모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일부가 관내 가로등 설치 현황을 집계해 공개한 것이 있다. 하지만 자기 관내에만 국한돼 있을 뿐만 아니라, 그마저도 최신 자료가 2011년에 그치는 상태이다. 결국 2013년 1월 31일 현재나, 2012년 12월 31일 현재 하는 식으로 전국의 가로등 설치 대수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정부 공식 집계자료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는 얘기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로등기구나 보안등기구를 생산하는 업체나 앞으로 가로등 및 보안등 관련 사업을 하려는 업체들은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것이다. 그러니 제대로 된 자료를 바탕으로 해서 사업계획을 세우는 것은 더욱 불가능하다. 결국 사업계획이 현실과 크게 동떨어지거나 어림짐작 수준에 그칠 수밖에는 없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현실은 국내 가로등 및 보안등 업체들의 사업에 장애가 될 뿐만 아니라 정부가 가로등 및 보안등 설치계획을 마련하거나 예산을 확보하는 것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다 보면 새 정부가 내세운 ‘안전한 사회 구축’이라는 국정목표나 추진전략, 국정과제의 달성도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칠 공산이 크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안전행정부 같은 정부기관에서 전국의 가로등 및 보안등 설치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시스템부터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본지는 전국에 설치된 가로등 관련 자료들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가로등과 관련해서 모두 117건의 자료가 정부의 공식 사이트에 올려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 가운데서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가로등 설치 현황 자료를 확인할 수가 있었다.

이에 따르면 현재 관내 가로등 설치 현황을 집계해서 공개한  광역 지방자치단체는 경기도(2010), 강원도(2010), 대구시(2011), 인천시(2011), 부산(2010), 경남(2010), 울산, 경북(2009), 광주(2010), 전남(2010), 전북(2010), 충남(2010), 충북(2010), 제주(2006) 등 14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서울과 대전은 아예 등록된 공식 집계 자료 자체가 없었다. 제주도는 2006년도 자료밖에는 없는 상태였다. 이처럼 현재 공개돼 있는 자료들을 취합해 본 결과 2011년 기준으로 전국 14개 광역 지방자치단체에 모두 147만9,355대의 가로등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서울시에 설치된 가로등 숫자를 알려주는 자료는 2010년도에 나온 보도자료 하나가 유일했다. 여기에 실린 서울시 가로등 설치 댓수는 18만2,244대(2010년 5월)였다.

또한 대전시 홈페이지에는 다수의 가로등 관련 데이터가 올라와 있었다. 그러나 대전시에 설치된 가로등 댓수를 밝힌 자료는 전무했다. 대전시가 공개하고 있는 각종 통계자료 가운데서도 가로등에 관한 통계는 없었다. 결국 대전시 건설도로과 조명담당자에게 문의를 한 결과 2012년 12월 31일 현재 4만5,960대가 설치돼 있다는 대답을 들을 수가 있었다. 제주도에는 2012년 12월 31일 현재 가로등 2만875대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최종적으로 서울시, 대전시, 제주도까지 모두 포함한 광역 지방자치단체의 가로등 설치 댓수는 168만6,657대인 것으로 집계가 되었다. 반면에 2011년 11월에 나왔던 에너지관리공단이 배포한 ‘에관공, 지자체의 가로등 LED 교체 적극 지원’이란 제목의 보도자료에는 전국 16개 지자체에 모두 270만여대에 이르는 가로등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기재돼 있었다.

/김중배 大記者 editor@koreanlighting.com
 


 
기사입력: 2013/03/04 [13:18]  최종편집: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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