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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명업계, ‘공동체의식’ 회복이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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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절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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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시대 수공업자들의 동업자조합인 ‘길드’에서는 조합에 가입한 장인들에게 귀걸이를 하도록 했다. 이 귀걸이는 수공업자 밑에서 일을 배우던 도제가 수련을 마치고 한 사람의 어엿한 장인이 되었음을 나타내는 일종의 신분 표시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귀걸이가 단지 장인임을 나타내는 표시에 불과했던 것은 아니다. 만일에 ‘길드’에서 정한 규칙을 따르지 않는 사람이 있을 때, 그를 동종업계에서 추방하는 ‘처벌’의 수단이기도 했다.
누가 ‘길드’가 정한 규율을 어기면 ‘길드’에 몸담고 있는 장인들이 그에게로 몰려가서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밝히고, 그 사람의 귀걸이를 잡아당겨 귀가 찢어지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귀가 찢어진 사람은 두 번 다시 그 동업자조합에 발을 들여놓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중세의 ‘길드’들은 동업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업계의 질서를 유지했다.
이런 중세 길드의 관행은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잔인하고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공동체와 동업자들이 자율적으로 정한 규칙을 깬 사람은 엄격하게 처벌하고, 자격을 영원히 박탈해서 업계에 얼씬도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만큼은 높이 평가해도 좋을 것이다.
오늘과 같은 문명화된 현대사회에서 동종업종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사람이나 업체에 대해 중세의 ‘길드’처럼 귀를 찢는 식으로 처벌을 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느 업종, 어느 업계를 가리지 않고 그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뜻을 집약한 규칙을 만들고, 이를 지키도록 하는 것은 일반화돼 있는 일이다. 그리고 규칙이 있다면 당연히 규칙을 지키지 않은 사람이나 업체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규제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공동체의식이 사라지고, 공동체가 유지될 수가 없는 까닭이다.
문제는 동업자들은 있는데 공동체의식이 아주 희박하거나, 아예 없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에는 오로지 자기 눈앞의 이익을 위해서 약삭빠르게 행동하는 사람이나 업체만 살아남고, 공동체의 이익을 생각하는 사람이나 업체는 계속 손해만 보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런 곳에서 공동의 생존, 공동의 번영을 도모하는 문화가 싹트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업종, 어느 산업이든 생존과 번영을 구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동체의식을 갖춰야 한다. 여기에 더해서 공동체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공동의 규칙도 확립해야 한다. 의사들이 의사가 되기 전에 ‘히포크라테스선서’를 외우도록 하는 식으로 공동체가 추구하는 가치를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도 있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지금의 국내 조명업계는 과연 공동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구심체와 지향하는 공동의 가치, 공동의 규칙과 규율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만일 이런 부분들이 미흡하거나 전무(全無)하다면 지금이라도 조명업계 전체의 중지(衆志)를 모아 부족한 부분, 없는 부분을 하나씩 만들고 채워가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국내 조명업계가 자기 혼자 살기 위해서 다수의 이익을 저버리는 이전투구의 마당으로 전락하지 않을 수가 있다.
지금 국내 조명업계는 ‘저가 가격 경쟁’을 비롯해서 업계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산적한 문제를 풀기에 앞서 공동체의식을 다잡고, 업계의 규칙을 세워서 질서를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한국 조명업계와 조명업체들이 살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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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입력: 2014/11/28 [14:51] 최종편집: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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