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9일 국내 언론매체인 조선일보는 기자가 12월 8일 취재차 방문했던 경남 함안군에 있는 현대차의 2차 부품 협력사인 HM금속의 요즘 상황에 대해 보도하는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에 따르면, HM금속은 이날 법원에서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은 기업이 가는 길은 하나밖에 없다. 그것은 “파산 절차를 밟는 것”이다.
이렇게 현대차가 생산하는 전기차 아이오닉5, 제네시스 G80 등에 들어가는 브레이크 부품을 공급하는 HM금속이 쓰러지면서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의 생산 라인도 중단될 위기를 맞게 됐다고 기사를 보도했다.
비단 HM금속뿐만이 아니다. 최근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모여 있는 울산시 산업단지에서는 현대자동차나 기아자동차의 판매 부진으로 일감이 줄어든 부품 업체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문을 닫고 있다는 소식이다.
여기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한국GM 등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자동차 생산을 가속화 하기 위해 새로운 자동차 개발에 뛰어들면서 부품 업체들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감소하고, 적자는 누적이 된 상황에서 새 자동차에 맞는 부품을 개발하는데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쌍용차나 한국GM과 거래하는 업체들은 최근 몇 달 동안 밀린 대금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새 부품을 개발해야 하는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을 견디다 못한 일부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법정관리를 신청하거나, 도산을 하거나, 도산하기 전에 스스로 폐업을 하거나, 빚을 얻어 신제품 개발을 해야 하는 4개의 선택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한다.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이런 상황에 빠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산업 구조가 크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내연기관 차량 중심에서 전기차 중심으로 산업 패턴이 바뀌고 있다.
게다가 지난 4년 간 이어진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제 도입, 각종 세금과 부대비용의 증가, 코로나19까지 기업의 ‘안정 속 성장’을 위협하는 일들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매출과 영업이익은 감소하고, 비용은 증가해 흑자 기업보다 적자 기업이 더 많아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렇게 기업들이 위축되고 문을 다는 상황에 내몰리면 그 어떤 산업도 견뎌낼 재주가 없을 것임은 불문가지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결코 남의 일만은 아니라는데 있다. 아직까지 크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국내 조명산업과 조명업체들의 사정도 자동ㅏ 부품 업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짐작된다.
다만 사업의 규모가 더 작다보니 적은 매출만으로 버틸 수 있는 여지가 더 크기 때문에 자동차 부품 업체처럼 나빠진 상황이 두드러져 보이ㅏ지 않을 뿐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국내 조명업체들이 지금의 위기를 헤쳐나갈 길이 보이지 않는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업체들이야 가진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매각한 돈으로 좀 더 버틸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벌어놓은 돈도 없고, 자산도 없는 사원 5~10인 규모의 조명업체들은 운전자금이 떨어지면 당장 버틸 힘도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서 미국처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PPP 지원 제도 같은 것이 마련되면 좋으련만, 정부는 그럴 마음이 없는 둣하다. 그렇다면 조명업체처럼 작고 힘이 없는 업체들은 또 어떻게 하루하루를 버티라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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