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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명업체들의 최대 취약점은 ‘높은 가격’과 ‘낮은 브랜드 파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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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유통업체 임원, ‘국내 조명업체 제품 구매 안 하는 이유’ 밝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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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절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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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외를 막론하고 유통업체들이 찾는 것은 ‘가격’이 맞고 ‘브랜드’가 있는 조명 제품이다. ‘2018 홍콩국제조명전시회(가을 에디션)’의 현장 모습.(사진= 김중배 大記者)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
현재 국내에는 다양한 형태의 유통업체들이 있다. 국내 소비시장에서 가장 품질이 높고 가격이 비싼 상품들을 공급하는 백화점이 대표적인 예이다.
백화점 외에도 대형 할인점에서 체인점 형태의 슈퍼마켓, 그리고 상품 하나당 가격이 1000~3000원에 불과한 다이소에 이르기까지 국내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유통업체들의 종류는 많다.
그러나 이렇게 다양한 국내 유통업체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 하나 있다. 그것은 이런 유통업체에서 판매하는 상품 가운데 국내 조명업체들이 만든 제품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내 대기업이 운영하는 A슈퍼마켓 북가좌동 지점에서는 4~5개 조명업체의 LED램프를 판매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가운데 그나마 이름이 알려져 있는 업체는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계 조명업체인 A조명 하나에 불과했다. 나머지 업체들은 국내 조명시장에서 그리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업체들이었다. 제품의 원산지 역시 ‘중국’으로 표기된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와 같이 국내 유통업체에서 국내 조명업체들이 생산한 조명 제품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은 이제는 거의 보편화가 된 것처럼 보인다. 국내 유통업체들이 판매하는 조명 제품 중 가장 흔한 것은 LED램프가 거의 유일할 정도다.
그나마 국내 유통업체들이 판매하는 LED램프도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조명업체 제품이거나, 중국산 제품을 들여와 유통업체에 공급하는 전문 업체 제품이 대부분이다. 아니면 유통업체가 중국 등 외국에서 OEM으로 생산해 수입해 온 자체 브랜드(PB) 상품이다. 오래 동안 국내에서 조명 사업을 하고 있거나, 아직도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조명 업체의 제품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대형 유통업체에서 국내 조명 업체 제품을 취급하지 않는 이유는? 그렇다면 왜 국내 유통업체들은 국내에서 오래 동안 조명 제품을 제조해 온 조명 업체나,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조명 업체들의 제품을 취급하지 않는 것일까?
이런 궁금증에 대해 대표적인 국내 유통업체 가운데 하나인 B마트의 구매담당 임원인 C전무는 “가격과 브랜드 때문”이라고 명쾌하게 대답했다.
C전무는 국내 유통업체들이 국내 조명업체의 제품을 잘 취급하지 않는 이유를 2가지로 꼽았다. 첫 번째 이유는 “국내에는 유통업체가 원하는 가격을 맞출 수 있는 조명업체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유통업체들이 추구하는 것은 한 마디로 “품질이 적당한 제품을 적당한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다. 이런 제품을 찾기 위해 대형 유통업체의 상품기획자인 MD들은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 이런 유통업체 MD들에게 다른 나라 제품과 품질은 비슷한데 가격은 비싼 국내 조명업체의 제품이 눈에 뜨일 리가 없다는 의미였다.
C전무가 꼽은 두 번째 이유는 “국내 조명업체 중에는 ‘브랜드’가 있는 업체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 말은 “만일 제품의 가격이 조금 높더라도 ‘브랜드’가 있는 업체의 제품이라면 국내 유통업체들이 취급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의미다.
예를 들어서 외국계 조명업체인 A조명의 LED램프는 다른 업체의 제품보다 가격이 비싼 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형 슈퍼마켓 체인점에서 취급하고 있었다. 그런 뜻에서 A조명의 LED램프는 다른 업체보다 가격이 높더라도 ‘브랜드’가 있으면 취급할 수 있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C전무의 말을 요약하면, 국내 조명업체들의 제품은 ‘가격’이 높고 ‘브랜드’가 없어서 국내 유통업체들이 잘 취급하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 말은 이렇게 ‘가격’이 높고 ‘브랜드’가 없는 국내 조명업체들의 제품 대신 유통업체들이 직접 찾아낸 중국 업체에서 LED램프를 OEM으로 생산해 와서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판매하는 것이 유통업체에게는 더 유리한 ‘대안’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조명 업체들이 만든 제품은 ‘가격’이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브랜드’도 없기 때문에 취급하기가 곤란하다”는 C전무의 말은 현재 국내 조명 업체들이 직면해 있는 ‘어려움’의 원인이 무엇인가, 그리고 국내 조명 업체들과 조명 제품이 안고 있는 취약점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 일본 조명 업체들도 ‘가격’과 ‘노 브랜드’로 어려움 겪어 하지만 ‘높은 가격’과 ‘노(No) 브랜드’ 때문에 판로를 잡지 못하고 중국산을 비롯한 외국의 제품에게 내수 시장을 내주고 ‘어려움’을 겪는 것은 비단 국내 조명 업체뿐만은 아니다. 일본의 조명 업체들도 똑 같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2016년 1월과 2017년 12월 등 2차례에 걸쳐 기자가 일본 도쿄의 일부 대형 유통업체를 방문해 직접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일본의 크고 작은 유통업체에서 판매되는 LED램프 중 상당수가 중국 등 외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일본 유통업체가 수입한 것이었다. 중국산 LED램프는 심지어 토쿄 시내 주택가의 작은 슈퍼마켓에서도 판매가 되고 있었다.
한편 기자가 일본 현지에서 만난 조명 관계자들의 말에 의하면 “일본의 가정에 설치된 조명기구 가운데 최소한 절반 이상은 중국산일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일본 소비자들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일본 제품만 구매한다”는 과거의 통념에 비춰보았을 때 매우 놀라운 일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일본의 가정에서 중국산 조명기구를 스스럼없이 구매해 사용하고 있는 이유이다. 일본의 조명 관계자들 대부분은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가 “브랜드가 없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한 일본 조명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조명기구는 ‘브랜드’ 자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실내에 설치를 해놓고 보면 ‘브랜드’가 눈에 뜨이지 않는다. 그러니 일본 소비자들이 일본 제품보다 가격이 싼 중국산 조명기구를 거리낌 없이 구입해 설치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과 일본을 막론하고 유통업체와 일반 소비자들이 찾는 조명 제품은 ‘가격’이 맞고, ‘브랜드’가 있는 제품이다. 유통업체들이 ‘그런 제품’만 취급하는 이유도 제품을 구매하는 일반 소비자들이 ‘그런 제품’을 찾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 조명 업체들은 유난히 힘든 한 해를 보냈다. 그리고 많은 국내 조명 업체들이 올해 사업이 어려웠던 이유로 꼽는 것은 ▲판로 부족과 ▲매출 감소 ▲이익 감소 등 3가지였다.
이런 3가지 문제들은 “만일 국내 유통업체들이 국내 조명 업체들의 제품을 많이 판매했다면” 상당 부분 해소가 가능했던 것들이다. 그러나 국내 유통업체들은 대부분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국내 조명 업체들이 내놓는 제품은 먼저 ‘가격’이 맞지 않고, 게다가 ‘브랜드’마저 없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이런 상황은 한국이나 일본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것은 ‘가격’과 ‘브랜드’라는 2개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앞으로도 국내 조명 업체들의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김중배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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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2/25 [17:24] 최종편집: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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