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르는 빛, 빛의 서사 (뮌 作). 설치면적 : 30m × 23m.(사진제공=서울시청)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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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동안 버려졌던 유진상가의 아랫부분이 공공미술로 채워진 ‘빛의 예술길’로 재탄생돼 시민들에게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시민들이 지나다니지 못하게 막혀있던 유진상가 지하 250m 구간이 홍제천이 흐르는 예술공간 ‘홍제유연(弘濟流緣)’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서울시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서울은 미술관’을 통해 1970년 대전차 방호기지이자 최초의 주상복합으로 만들진 유진상가 하부공간을 50년 만에 발굴해, 시민 누구나 특별한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는 열린공간으로 만들었다. ‘화합과 이음’의 메시지를 담은 ‘홍제유연(弘濟流緣)’ 개방이 올해 한국전쟁 70주년과 맞물려 더 뜻깊다.
‘유진상가’는 남북 대립 상황에서 유사시 남침을 대비한 대전차 방호목적으로 홍제천을 복개해서 지은 1970년 당시 최고급 주상복합건물로 많은 개발과 변화의 역사를 품은 근현대 건축자원이다.
서울시는 2019년 공공미술 대상지 공모로 장소성과 역사성 등을 종합 평가해서 서대문구의 ‘유진상가’ 지하공간을 선정했다.
이것은 매년 1곳의 대상지를 선정해 공공미술을 통해 특별한 장소로 바꾸는 ‘지역단위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2019년 사업이다. 2018년 사업으로는 작년 3월에 개장한 ‘녹사평역 지하예술정원’이 있다.
이번 ‘홍제유연(弘濟流緣)’은 공간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고 빛, 소리, 색, 기술을 통한 새로운 형태의 공공미술을 선보이는 예술가들의 전시 무대이자 시민들의 예술놀이터로 완성했다.
건물을 받치는 100여 개의 기둥 사이로 흐르는 물길을 따라 설치미술, 조명예술, 미디어아트, 사운드아트 등 8개의 작품이 설치해 환상적인 분위기의 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홍제유연(弘濟流緣)’은 ‘물과 사람의 인연(緣)이 흘러(流) 예술로 치유하고 화합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8개 작품은 흐르는 빛_빛의 서사(뮌), 미장센_홍제연가(진기종), 온기(팀코워크), 숨길(팀코워크), MoonSun,SunMoon(윤형민), Um...(윤형민), 두두룩터(염상훈), 사운드 아트(홍초선) 등이다.
▲홍제천의 긴 역사 이야기를 빛 그림자로 표현한 설치미술 작품 ‘흐르는 빛_빛의 서사’,
▲잔잔하게 흐르는 물의 잔상과 빛과 소리로 다시 생명을 얻을 홍제유연의 의미를 표현한 설치미술작품 ‘MoonSun,SunMoon’, ‘Um...,’,
▲홍제천의 생태적인 의미를 담아 생명의 메시지를 전하는 3D 홀로그램 ‘미장센_홍제연가’,
▲깊은 어둠의 공간을 따뜻한 빛을 통해 새로운 공간으로 바꾸는라이트 아트작품 ‘온기’와 ‘숨길’, ▲토사를 쌓던 공간을 시민들의 작은 광장으로 만든 ‘두두룩터’,
▲12시간 동안 시간의 변화에 어울리는 소리를 채집해 들려주는 사운드 아트작품까지, 총 8개의 복합 예술작품을 한 자리에 모았다.
특히 진기종 작가의 ‘미장센_홍제연가’는 공공미술 최초로 3D 홀로그램을 활용하였다. 중앙부에 설치된 길이 3.1m, 높이 1.6m의 스크린은 국내에서 설치된 야외 스크린 중 가장 크다. 중앙부를 포함해 크기가 다른 9개의 스크린이 연동되어 홍제천의 생태를 다룬 영상들이 입체적으로 떠오르는 독특한 장면들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42개의 기둥을 빛으로 연결한 라이트 아트 작품 ‘온기’를 배경으로 ‘홍제천’ 물길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가 보는 독특한 경험은 ‘홍제유연’에서만 만날 수 있다. 지정된 센서에 체온이 전해지면, 공간을 채우던 조명의 색이 변하는 인터렉티브 기술도 함께 적용돼 기존의 공공미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시도로 의미가 크다.
이밖에 시민참여로 완성된 작품도 있다. ▲인근 인왕초, 홍제초 학생 20명이 완성한 야광벽화 , 홍제유연 미래생태계, ▲‘내 인생의 빛’을 주제로 시민 1000명의 따뜻한 메시지를 모듈에 새겨 돌리면서 감상하는 ▲홍제 마니차 2개 작품이다.
‘홍제유연 미래생태계’는 홍제천 인근에 있는 인왕초등학교, 홍제초등학교 학생 20명이 참여해 생태전문가와 함께 홍제천을 탐험하고, 상상의 생명체들을 그림으로 그려내 빛나는 야광벽화로 남았다. LED라이트를 비추면 더 선명하게 나타나는 이 그림들은 불빛으로 비추어 가며 감상할 수 있다.
‘홍제 마니차’에는 ‘내 인생의 빛, 내 인생의 소중한 순간’에 대한 시민들의 따뜻한 이야기가 새겨져 있다. ‘1,000개의 빛’이라는 부제가 있는 이 작품에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간 모아진 700여개의 메시지를 손으로 천천히 돌려가 현장에서 감상할 수 있다. 공간 개방에 맞추어 7월 1일부터 추가 메시지를 모집해 최종 완성할 예정이다.
메시지 모집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 홈페이지’, ‘내손에 서울’, ‘서울은 미술관’ 페이스북, ‘홍제유연’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홍제유연’은 7월 1일 오후 2시 점등을 시작으로 매일 12시간(오전 10시~ 밤 10시) 동안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커뮤니티 공간은 24시간 개방할 예정이다. ‘홍제유연’의 현장 운영과 추가 전시 등은 서대문구청으로 문의하면 된다.
‘홍제유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서울시 공공미술위원회는 이 사업을 위한 분과위원회(유석연, 윤여경, 호경윤)를 별도 구성해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자문했으며, 유진상가 지하의 환경 정비와 시설보완에 서대문구청이 적극 협력하면서 안정된 사업으로 완성될 수 있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서울은 미술관 사업을 통해 주민들이 가깝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예술공간을 열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홍제유연 공간이 코로나 19로 닫힌 일상에 위로가 되고. 서대문구 대표 관광·예술자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쾌적한 공간운영과 장소 활성화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코로나 19 대응과 관련하여 주민 이용시 철저한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상시 강조하는 한편, 24시간 보안카메라 및 순찰 인력을 적극 운영하여 안전 및 방역관리에도 만전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유연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공공미술’은 닫힌 실내 공간이 아닌 열린 공간에서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주목받는 예술 분야 중 하나”라며, “이번 ‘홍제유연’을 시작으로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의 문화공백을 메우는 시도가 되길 바라며,「서울은 미술관」사업을 통해 도시 공간에서 수준 높은 공공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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