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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중문대 경영대학원, 중국 상장 국유기업 지배구조의 대안 메커니즘 찾아내
기업의 평판을 통한 ‘일벌백계’가 상장 국유기업에게 더 큰 영향을 줘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2018년 개최된 메쎄프랑크푸르르트 전시회 현장 모습.(사진=김중배 大記者)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소비자들이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제품을 만든 기업이 소비자들을 정직하게 대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기업이 소비자들을 정직하게 대하고, 좋은 제품을 만들어 가장 적당한 가격으로 공급한다는 믿음, 이 제품을 만든 기업이 소비자를 배신할 리가 없을 것이라는 믿음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눈 앞에 놓여 있는 제품을 구매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런 소비자들의 신뢰에 대해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물론 개중에는 소비자의 믿음에 맞게 행동하는 기업들도 많다. 하지만 그동안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땅콩 회항 사태’처럼 소비자들의 믿음을 배신한 기업들도 적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렇게 소비자들의 믿음을 배신하는 기업들을 어떻게 견제할 수 있을까? 홍콩중문대 경영대학원에서는 최근 문제를 일으키는 중국의 상장 국유기업들에 대한 제재의 방법을 연구하다가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냈다.
 

◆투자자의 통제를 받지 않는 중국의 상장 국유 기업들
중국이 글로벌 경제에서 눈에 띄는 위치를 차지하게 되면서 중국의 기업 지배구조가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중국 내 상장 기업이 책임성과 투명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홍콩 기반의 비영리 조직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 보고서에 의하면 해외 투자자의 68%가 여전히 중국 A주 기업에 관여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여기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무엇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중국 당국이 상장 기업, 그 중에서도 일반적으로 비(非) 국유기업보다 더 해이한 것으로 보이는 상장 국유 기업(SOE)을 통제할 수 있을까?
 

홍콩중문대학교 경영대학원이 내놓은 ‘일벌백계 : 비(非) 처벌 대상을 각성시키는 처벌의 효과’란 연구 논문에서는 “경쟁 기업이 부정행위로 처벌 받는 것을 목도하는 것이 중국 국유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대안적 기업 지배구조 메커니즘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홍콩중문대(CUHK) 경영대학원 시에 진(謝覲) 회계학과 조교수와 프란체스코 다쿤토(Francesco D‘Acunto) 보스턴 칼리지 교수, 마이클 웨버(Michael Weber)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 교수가 협력해 수행했다. 또한 이번 논문은 지난 7월 베이징에서 열렸던 ’중국 금융 연구 학회 2018‘에서 ’최고의 영어 연구 논문' 상을 수상했다.
 

◆중국 내의 ‘평판 제재’에 대한 두려움
시에 교수는 “중국에서는 상장 국유기업이 상당한 국가적 지원을 받기 때문에 기업 지배구조 메커니즘 면에서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모두 기강이 해이한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통제하기가 더 어려운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이번 연구에서는 상장 국유기업이 상장 비(非) 국유기업보다 주주 행동주의, 이사회 모니터링, 거래를 통한 지배와 같은 내·외부적 기업 지배구조 메커니즘으로부터 더 격리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경쟁 기업의 처벌이 부각되면 상장 비 국유기업보다는 상장 국유 기업이 더 영향을 받게 된다. 상장 비 국유 기업에는 이미 전통적인 기업 지배구조 메커니즘이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유기업 관리자는 종종 처벌 확률을 낮게 예측한다. 대주주인 중국 정부가 규제 기관을 도의적으로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처벌의 부각은 비 국유 기업보다는 국유 기업의 믿음에 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와 같은 문제를 고려해 연구진은 일벌백계(一罰百戒)란 옛 이론을 시험해 보았다. “다른 기업이 처벌받는 모습을 눈으로 보게 하면 중국 상장 국유 기업 사이에서 잠재적 부정행위 발생을 막을 수 있고, 이 방법이 상장 국유기업을 지배하는 비용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가정한 것이다.
 

시에 교수는 “평판에 의한 제재는 충분히 연구가 이루어진 다른 메커니즘이 효과가 없을 때 적절한 지배구조 메커니즘이다. 이 지배구조 메커니즘은 적극적인 주주가 직접 기업을 모니터링하거나 시장 당국이 상장 기업을 직접 조사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비용이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연구 내용
이번 연구의 목적을 위해 연구진은 2003년 이래로 지배 주주, 근본 소유주 등 상장 기업의 정체성을 폭로하기 시작한 중국 주식 시장 및 회계 연구(CSMAR) 데이터베이스를 주요 출처로 삼아 중국 상장 기업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상장 기업이 제휴 회사에 제공한 대출 보증 규모를 조사하기 위해 연구진은 1997년부터 2014년까지 상장 기업 및 제휴 회사와 관련된 254개의 변칙적 대출 보증 기업 범죄 목록을 만들었다. 그리고 경쟁 기업이 처벌을 받은 시기를 전후로 동일한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상장 국유 기업과 비 국유 기업 전반에 걸쳐 연간 실적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는 연구진의 가설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경쟁 기업과 동일한 지역에 있는 국유 기업은 CEO가 경영진 대표와 이사회 대표를 모두 맡는 일반적인 CEO 겸직 구조보다 더 독립적인 이사회 구조를 채택할 가능성이 43%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에 교수는 “이러한 효과는 처벌이 더 부각될수록 더 강력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비 국유 기업은 어떤 종류의 처벌에도 반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 국유기업은 총자산 대비 대출 보증 규모 역시 2.4% 낮췄다.

연구 결과 중국의 주요 은행이 국유 기업에 내준 대출은 중국 내 부실 채권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채무 기업의 대부분이 정해진 시기에 예정된 대출금을 상환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지난 몇 해 동안 중국 규제 기관은 기업 간 대출 보증을 통해 자원을 터널링 하는 상장 기업에 대한 처벌을 높여 왔다. 터널링은 불법 재무 관행의 일종이다. 대개 기업의 최고위 간부나 대주주가 개인적 이득을 위해 기업의 자산 혹은 자원을 옮기는 행위와 관련이 있다.
 

시에 교수는 “우리는 중국 규제 기관이 한 상장 기업을 기업 간 대출 보증을 통한 터널링으로 제재한 뒤, 같은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처벌 받지 않은 상장 국유 기업이 동일한 지역의 상장 비 국유 기업, 다른 지역의 상장 기업과 비교했을 때 비 상장 제휴 회사에 대한 대출 보증 규모를 크게 삭감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는 경제적으로도 통계적으로도 큰 효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쟁 기업이 처벌을 받은 뒤 해당 국유 기업들이 단순히 더 불투명한 형태의 터널링으로 옮겨가 결과적으로 비 처벌 기업에 대한 일벌백계 효과를 없앨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올 수 있다.
 

이에 시에 교수는 “이런 해석과는 정반대로 우리는 기업 간 대출 보증 삭감이 상장 국유 기업과 관련된 비상장 제휴 회사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밝혀냈다. 이로 인해 비상장 제휴 회사는 보증 규모가 줄어든 이후 고정 자산에 대한 투자를 삭감하고 은행 대출을 상당히 줄이는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시에 교수는 “또한 동일 지역에서 처음 경쟁 기업의 처벌이 이루어진 이후 처벌 전, 그리고 같은 지역 내 비 국유 기업과 비교했을 때 국유 기업의 총요소생산성(TFP)이 증가했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중국에서는 한 기업의 부정행위를 처벌하면 감시나 조사 없이도 경쟁 기업의 부정행위를 줄일 수 있음을 입증한다”고 밝혔다.
 

◆향후 연구 방향
이번 연구로 인해 앞으로 조사할 가치가 있는 여러 질문이 탄생했다.

 
시에 교수는 “경쟁 기업의 처벌에 따른 일벌백계 효과가 행위자의 행동을 영구적으로 변화시킬 것인가? 시간이 가면 이 효과가 줄어들어 원상태로 되돌아갈 것인가? 필드 데이터와 실험 연구 설계를 활용한 향후 연구에서 이러한 질문에 통찰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우리는 정부와 시장, 소비자들의 신뢰와 통제에서 벗어난 기업들을 많이 보았다. 또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해당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가 법적인 처벌을 하거나, 민간이 민사소송 등을 통해서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을 통해 경고를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재를 가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불법, 위법, 부정, 비리, 기만과 갑질 같은 일들은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도 국가와 국민, 사회와 소비자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을 계속하는 기업을 그대로 놓아두고서는 법치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민주 시민 사회가 바로 설 수 없다. 또한 자유 시장경제 체제 안에서 소비자들의 권리가 제대로 보호받을 수도 없다.
 
그러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번에 홍콩중문대 경영대학원이 발표한 중국 상장 국유 기업에 대한 제재방법에 관한 연구결과는 문제 기업에 대한 ‘평판 제재’가 계속 잘못을 저지르는 기업들에 대해 소비자들이 제재를 가하는 가장 손쉽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홍콩중문대(CUHK) 경영대학원 개요
1963년 설립된 홍콩중문대 경영대학원은 아시아 지역에서 최초로 경영학 학사(BBA) 학위와 MBA, EMBA 과정을 모두 제공하는 기관이다. 본교는 현재 4300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홍콩 내에서 가장 많은 경영대학원 졸업생(3만5000명 이상)을 배출했다. 웹사이트: http://www.bschool.cuhk.edu.hk
/박소원 기자
 
기사입력: 2019/04/02 [20:59]  최종편집: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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