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프랑크푸르트국제조명전시회’에 출품된 옥외용 LED 조명기구‘.(사진제공=메쎄 프랑크푸르트)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최근 정부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축소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보다 대폭 감소한 금액을 올해 SOC 예산으로 책정했으며, 올해보다 더 줄어든 금액을 2019년도 SOC 예산으로 잡아서 국회에 제출한 상태이다.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한다면 내년도 SOC 예산은 올해 대비 3%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정부의 SOC 예산이 계속해서 줄어드는 바람에 뜻하지 않게 어려움을 겪는 곳이 국내 옥외용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이다. 국내 옥외용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은 가로등기구와 보안등기구, 터널등기구 같은 제품들을 생산해서 민간 부문은 물론 공공 부문에 공급하고 있다.

요즘 옥외용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은 공공 부문에서 나오는 발주 물량을 하나라도 더 수주하기 위해서 노심초사하고 있다. 자연히 발주 물량 하나하나를 놓고 업체 간의 수주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 때문에 업체 간에 벌어지는 신경전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 경기도에 있는 A시가 발주한 ‘터널등기구 구입 제안공고’를 둘러싸고 발생한 민원도 이런 사례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발생한 민원이 관심을 끄는 것은 민원제기의 주요내용이 구매대상으로 선정된 제품의 ‘사양’과 ‘인증취득 시기’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민원을 제기한 B조명이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이번에 A시가 발주한 ‘터널등기구 구입 제안공고’와 관련해서 납품 물량을 수주한 업체인 C조명의 제품은 조달청 다수공급자계약 2단계경쟁 업무처리기준과 ‘다수공급자계약 2단계경쟁 제안공고 운용요령’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제품이라는 것이다. 또한 B조명은 “해당 제품의 ‘인증 취득과정’에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는 고 입장이다.

◆문제가 된 의 ‘구매 제안공고’내용은?
이번에 B조명이 민원을 제기한 대상은 지난 10월 22일 경기도 소재 A시가 조달청 나라장터에 올린 “A시 터널 등기구 정비사업 관급자재 구입” 제안공고이다.

A시의 제안공고 특기시방서에 따르면 A시가 구매하려고 한 물품의 사양은 “고효율기자재인증 제품으로서 광효율 115lm/W 이상, 초기광속 1만5500lm 이상, 상관색온도 4000K~5000K ”로 명시돼 있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서 입찰을 진행한 결과 C조명이 납품대상업체로 선정되었다.

◆B조명이 민원을 제기한 이유는?
이런 결과에 대해 B조명은 “공고일인 10월 22일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C조명의 제품은 A시가 제시한 제안공고 특기시방서의 제품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제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B조명은 그 근거로 “C조명에서 공고전일까지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의 규격서, 제품 실제정보에 광효율 95lm/W로서 고효율 인증이 없이 KS인증만 등록되어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B조명에 따르면 이 제품은 민원을 제기한 당시에도 “규격서, 상품속성정보에는 광효율 95lm/W로 표시돼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B조명은 “공고 전일까지 등록된 제품은 광효율 95lm/W, 고효율기자재 미(未)인증으로 A시가 제시한 특기시방서 조건에 적합지 않아 제안서를 제출할 수 없는 상황(제품)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B조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C조명에서는 공고일(10월 22일) 이후에 특기시방서 내용을 파악한 후 구매희망규격 특기시방에 충족하는 제품으로 몸체를 제외한 모든 부품을 변경해서 긴급하게 동일모델명으로 시험을 의뢰하여, 동일규격 제품을 부품 변경이나 파생모델이 아닌 신규로 고효율인증을 받아 제안서제출 마감 전일에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공고 전 기존 동일품목 식별번호와 가격으로 급하게 고효율기자재인증 마크만 추가해 변경등록을 하고, 시간이 걸리는 상품상세 및 속성정보, 규격서는 기존 고효율인증 이전 그대로 둔 채 공고일 전일 조달등록된 동일 제품이 고효율인증 제품인 것처럼 제안서를 제출했디”고 주장하고 있다.

또 B조명은 “오산시에서 조달청 다수공급자계약 2단계경쟁 업무처리기준(조달청고시 2017-27호, 2017. 12. 26) 제3조의 2(제안공고) 3. ②항 및 “다수공급자계약 2단계경쟁 제안공고 운용요령 제5조 ②항이 아닌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로 잘못 적용한 제안서제출기일에 대한 판정 오류로 인해 C조명이 납품대상업체로 선정됐다”면서 “이러한 이유로 현재 이의 제기에 따른 재평가를 요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민원제기 진척상황은?
B조명이 민원을 제기한 핵심적인 이유는 “▲C조명이 공고일 이전에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등록된 품목은 현재도 상품상세정보의 규격서 및 상품속성정보에 그대로 나와 있는 광효율 95lm/W의 저효율 품목으로서 ▲수요기관에서 요구하는 고효율기자재 미인증 제품이며 ▲공고일 이후 몸체를 제외한 모든 부품을 변경하여 특기시방에 적합하도록 고효율인증을 받은 품목은 전혀 다른 제품이며 ▲편법을 사용하여 교묘하게 동일 식별번호와 가격을 그대로 두고 고효율인증을 받아 동일한 제품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사리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B조명은 “(C조명의 해당 제품에 대해) 발급된 고효율인증서에 발급 근거를 조회해 보면 D시험연구원에서 제안공고일인 10월 22일부터 10월 26일까지 시험기간으로 시험성적서가 10월 26일 발급되었고 다음날인 10월 27일(공휴일인 토요일)에 E공단에서 고효율인증서가 발급되었다”면서 “▲통상적으로 접수순서, 시험기간, 행정절차 등을 감안하면 빨라도 2주~3주 정도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과연 적법한 시험을 모두 거쳐서 정상적으로 시험성적서가 발급되었는지? ▲또한, 공휴일(토요일)에 인증서가 발급될 수 있었는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B조명은 다수의 관계기관에 “(따라서) 공고시간, 시험시료 접수시간, 시험개시 및 종료시간, 발급시간(전산) 등을 조사하시어 적법한 시험 및 행정절차를 준수하여 정상적인 시험성적서 및 인증서가 발급되었는지 세밀히 조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만일 법 규정대로 시험 등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부적절한 방법으로 시험성적서 및 고효율기자재인증서가 발급되었다면 발급된 인증서의 취소 등 엄중 하고 합법적인 조치를 취하여 주시길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번 민원제기와 관련해서 B조명은 “다수공급자계약 2단계경쟁 제안공고 운용요령 제5조 ②항에 있는‘수요기관의장이 공고를 개시한 날 전일까지 다수공급자계약을 체결하여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등록된 품목에 한 하여 제안할 수 있다’라는 조항의 취지는 공정한 경쟁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B조명은 “만일, (C조명의 제품처럼) 이러한 가격이 가장 낮은 부적합제품이 공고 이후 이러한 편법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납품 대상으로 선정되면 수의계약이나 마찬가지인 결과가 발생해 차후 여러 공공기관 등에 서 다수공급자계약 2단계경쟁 제안공고 시 많은 참가자들이 같은 방법을 이용한 불공정한 납품대상자 선정으로 큰 혼란이 야기됨으로써 관련 규정이 필요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에 B조명이 제기한 민원은 내용상 ▲조달 시장에 공급하려는 제품이 공고일 이전에 ‘사양’을 만족시킨 제품인지 ▲그것이 아니라면, 공고일 이후에 다급하게 해당 사양을 충족시키는 제품을 만들어 인증을 취득해 접수마감일 이전에 제출해도 입찰에 참가할 수 있는 것인지와 같은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B조명이 제기한 민원의 내용에 대해 해당 법규에 정통하고 효력이 있는 판정을 내릴 수 있는 관계기관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해당 지자체와 B조명, C조명의 입장과 주장, 해명 등이 있을 것이며, 관계기관은 관련 법규에 따라 가장 올바른 판정을 내릴 것으로 기대된다.
/김중배 大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