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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의 조명공장, 구젠’은 어떤 곳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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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조명의 70%를 공급, 세계 130개국에 3억7000만달러 수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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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절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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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프랑크푸르트국제조명전시회’에 마련됐던 ‘한국관’의 모습이다.(사진=김중배 大記者)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
우리는 중국을 ‘세계의 조명공장’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중국의 조명공장’은 어디일까? 그곳은 바로 광동성 중산시 내에 있는 구젠(古鎭)이다.
구젠은 중산시에 있는 ‘오래된 마을’로 과거에는 전형적인 농촌이었다. 그러나 등소평이 개혁개방을 시작한 1970년대 이후 광동성이 ‘중국의 조명 도시’를 자처하고 나서면서 조명산업단지로 변모했다. 지금 구젠은 중국에서 소비되는 조명기구의 70%를 공급하는 ‘중국 최대의 조명단지’가 됐다.
개혁 개방 후 40여년 만에 세계 최대의 조명산업단지로 성장
2만6000여개 조명업체가 밀집, 매년 3억 달러가 넘게 수출해
앞에는 매장, 뒤에는 공장 방식을 채택해 생산-판매 일원화
한 국가가 조명산업을 발전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조금은 난해한 질문에 대한 ‘정답’을 찾으려면 굳이 힘들게 고생을 할 필요가 없다. 그저 중국이 그동안 조명산업을 어떻게 육성해 왔는가를 들여다보면 된다. 왜냐 하면 중국은 매우 짧은 기간에 조명산업을 세계 최대, 최강의 산업으로 육성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와 광동성 지방정부는 1974년 등소평이 개혁 개방을 추진하는 것과 동시에 광동성을 ‘중국의 조명 도시’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그 결과 광동성은 ‘중국의 조명 도시’로 성장했다.
그런데 광동성 안에서도 조명 도시가 있다. 그것은 바로 중산시이다. 중산시를 광동성의 조명 도시라고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중산시 내에 있는 구(區) 단위에 해당하는 지역인 구젠(古鎭)에 중국을 대표하는 조명산업단지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구젠이 어떤 곳인가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 구젠이란 지역의 역사가 100년, 2000년 이상으로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1970년대만 하더라도 한낱 한적한 농촌에 불과했던 구젠이 세계의 조명공장이라는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조명산업단지로 성장하기까지 거쳐온 지난날의 과정과 역사 또한 구구절절 파란만장한 까닭이다.
그러나 이런 모든 얘기를 접어놓고 구젠을 한 마디로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구젠의 정체(?)를 단박에 알 수 있게 해주는 말이 있다. 그것은 “중국 전체에서 소비되는 조명기구의 70%를 구젠이 공급한다”는 한 줄 짜리 문장이다. 이것만으로도 “구젠이 어떤 곳인가?”를 설명하고도 남음이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구젠은 어떻게 해서 지금과 같이 ‘세계의 조명공장 중의 조명공장’인 동시에, 중국 조명산업을 상징하는 지역이며, 세계 최대의 조명 제품 수출단지가 될 수 있었을까?
◆구젠의 역사
앞에서 밝힌 것과 같이 1974년 중국의 개혁 개방과 함께 중국 광동성과 중산시, 그리고 구젠의 조명산업 발전사는 시작됐다.
당시 광동성정부는 이렇다 할 산업이라고 말할 것이 없는 광동성을 발전시키겠다는 야심을 갖고, 그 방안으로서 ‘조명산업’을 선택했다. 그리고 광동성을 ‘중국의 조명 도시’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중국의 조명 도시’를 만들려면 조명업체들이 많이 생겨야 했다. 그래서 광동성정부는 광동성에 있는 농촌과 농가를 대상으로 조명사업을 할 사람들을 모집했다. 그리고 조명사업을 해보겠다고 지원한 농민들에게 광동성과 각 시(市) 정부에서 공장을 설립할 자금을 지원해주었다.
이렇게 해서 광동성 내 도시와 도시 내의 구(區)지역에 있는 농촌 마을의 농가들이 하나둘씩 조명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특히 당시 중국에 진출해 있던 소수의 외국 조명업체에서 근무하던 사람들이 회사를 나와 자발적으로 조명회사를 설립하면서 광동성은 빠르게 조명의 도시로 형태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광동성 곳곳에는 조명산업단지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구젠이었다.
비록 ‘중국의 조명공장’을 표방하기는 했지만 유독 구젠이 조명산업단지로 성장하게 된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이 지역 농가들이 비교적 이른 시기에 조명사업에 뛰어들었고, 외국 조명업체에 근무하던 사람들이 독립해서 조명업체를 새로 차리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이런 현실은 광동성 내 다른 지역과 달리 구젠에 조명업체들이 유난히 많이 모이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또한 원래 이곳이 농촌지역이었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이곳은 특히 논과 양어장이 많았던 지역이었는데, 그만큼 땅값이 저렴했다. 그리고 양어장을 메워서 공장부지로 활용하기가 쉬웠다. 그러다 보니 동시인 중산시보다 외곽에 속하는 구젠에 조명업체들이 모이게 됐다.
그리고 조명기구를 구입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구젠을 찾아온 업자들을 상대로 하는 조명매장들이 들어서면서 구젠은 조명 원자재 - 조명 부품 - 조명기구 - 조명매장이 한 자리에 모인 조명산업단지로 변모하게 됐다.
그러나 이런 중국의 조명산업과 구젠에 관한 얘기가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부터였다. 그 이전까지 구젠은 중국에 산재해 있는 10여개의 조명산업단지 가운데 가장 가격이 저렴한, 그러나 제품의 품질 수준은 낮은 곳으로 중국 내에서 알려진 정도였다.
그렇지만 개혁 개방이 시작된 이후 20년이 돼가는 1990년대 초부터 중국 경제는 본 궤도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저렴한 가격에 매료된 해외 바이어들이 점점 더 찾아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중국 광동성과 중산시, 구젠이 ‘중국의 조명 도시’에서 탈피해 ‘세계의 조명 공장’으로 도약하기 시작한 때는 1995년 5월 광동성 광조우시 내 동방호텔 앞에 있었던 구(舊) 광동무역전시장(Canton Fair)에서 ‘제1회 중국국제조명전시회’가 막을 올리면서부터이다.
당시 열린 첫 번째 전시회에는 97~98개 조명업체가 1~2개 부스 규모로 참가했다. 참가업체들이 출품한 조명기구들도 엉성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조명기구의 가격은 놀라을 정도로 저렴했다. 이 전시회가 전 세계에서 싼 가격의 제품을 찾는 바이어들을 불러 모으기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1995년 경에 중국 광동성 중산시 구젠은 ‘세계의 조명공장’으로 떠올랐다.
당시 구젠에는 크고 작은 조명 유리 공장, 부품 공장, 조명기구 제조공장, 조명매장까지 모든 조명산업 인프라가 갖춰져 있었다. 여기에 일본 - 한국 - 대만을 거쳐 중국까지 찾아온 해외 바이어들의 주문까지 겹치면서 1995년 이후 광동성 → 중산시 → 구젠으로 이어지는 조명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조명업체들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이탈리아 밀라노 국제조명전시회에 몰려나오기 시작한 것도, 구젠의 조명업체들이 1년에 새로운 공장 하나씩을 새로 세울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시기였다.
이와 함께 광동성의 성도인 광조우시도 급성장했다. 1995년만 해도 광조우시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중국의 국부로 추앙받는 손문을 기념하는 ‘중산기념당’ 하나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 이후 광동성에는 고층빌딩이 속속 들어서기 시작했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고층빌딩이 숲을 이루는 ‘상전벽해’의 도시가 되었다. 모두가 조명산업의 발전과 수출을 통해 벌어들이는 달러 덕분이었다.
◆구젠의 조명산업을 키운 2개의 전시회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조명산업이 발전하려면 무엇보다 조명전시회가 있어야 한다. 조명전시회는 생산한 조명 제품을 판매하고 수출하는 중요한 창구다. 또한 세계의 바이어들을 불러 모으는 통로이다.
이런 관점에서 광조우시와 구젠은 매우 운이 좋았다. 2개의 큰 전시회가 매년 개최되면서 해외 바이어들을 불러들였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하나는 매년 6월에 열리는 ‘광조우국제조명전시회’이다. 1995년 5월에 처음 개막됐던 ‘중국국제조명전시회’가 이름을 변경한 ‘광조우국제조명전시회’는 전시회 개막 23년 만에 매년 참가업체가 2500개가 넘는 세계 3대 조명전시회로 성장했다.
또한 매년 6월 구젠 현지에서 열리는 ‘구젠국제조명전시회’ 역시 구젠을 키운 중요한 조명전시회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올해로 19년째 계속되고 있는 ‘구젠국제조명전시회’는 조명산업단지인 구젠 안에서 열린다는 것이 특징이자 장점이다.
즉, 전시장에서 본 제품을 만드는 공장을 즉시 방문해서 상담을 펼칠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 점이 해외 바이어들에게 어필하면서 ‘구젠국제조명전시회’는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구젠의 현황
구젠에 있는 조명업체들은 구젠을 스스로 ‘중국의 조명 수도’라고 부른다. 이렇게 부르는 이유는 중국 국내 조명시장에서 구젠 업체들이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이 70%가 넘는 ‘원조 조명의 고장’이기 때문이다.
이런 구젠의 참모습은 몇 가지 대이터만으로도 충분하게 파악이 된다. 현재 구젠에는 2만6000개가 넘는 조명기구 및 부품 소재 제조업체, 8960명에 이르는 조명 상인, 수십 개의 대형 전문 조명 매장이 있다.
구젠 지역에 있는 조명 매장의 전시 면적을 모두 합하면 총 300만㎡가 넘는다. 그뿐만 아니라, 구젠은 중국에서 유명한 3개의 상표, 7개의 유명 브랜드 제품 및 광동성에서 널리 알려진 11개의 상표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구젠의 총 연간 수출액은 최대 3억70000만 달러에 이른다. 구젠에서 제조된 조명 제품은 130개 이상의 국가와 지역(홍콩, 마카오, 대만, 유럽, 아메리카, 동남아시아, 한국, 일본, 러시아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구젠국제조명전시회
구젠에서 열리는 구젠국제조명전시회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올해 구젠국제조명전시회는 올 가을 10월 22부터 26일일까지 열린다.
특히 이번 가을 박람회에서는 비용 대비 효율성을 이루기 위해서 “앞에서는 전시, 뒤에서는 공장(front exhibition, back factory)”이라는 혁신적인 방식을 도입한다.
이번 박람회에는 구전의 조명 생산과 무역 산업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2000개가 넘는 업체들이 참가한다. 또한 본 전시장인 구전컨벤션전시센터의 전시 면적과 하위 전시장의 전시 면적을 합하면 총 150만㎡ 가 넘는다.
제22회 GILF(가을)는 구전제조전시회(Guzhen Manufacturing Exhibition)와 동시에 열릴 예정이다.
◆중국 정부의 역할
이런 구젠의 성장 뒤에는 중국 정부의 역할도 컸다. 중국 정부는 중국 조명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 그동안 많은 정책적 지원과 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LED조명을 도입한 뒤에는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해 LED 칩, 모듈, 패키지 생산설비(MOCVD)를 갖추도록 하고, 전국의 가로등을 LED로 교체했으며, 수출 기업에 대해 각종 보조금과 장려금을 제공함으로써 중국 조명업체들이 가격만으로도 세계 조명시장을 장악할 수 있도록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런 중국 정부의 지원 아래 중국의 조명업체들은 외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가 있었다. 지금 중국 조명업체들 사이에 불고 있는 ‘공장자동화’ 역시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은 바가 큰 것으로 짐작된다.
이렇게 중국 정부 - 광동성정부 - 중산시정부 - 구젠으로 이어지는 일목요연한 지도 및 협력체계는 중국 조명산업이 짧은 시간에 세계 제일의 경쟁력을 갖추게 만든 원동력이다.
이런 중국의 조명산업 육성과정은 사실 경쟁력을 잃고 방황하는 한국의 조명산업과 조명업계, 조명업체들의 현실과 큰 대비를 이룬다. 한국 조명산업과 조명업계, 조명업체들이 경쟁력을 잃게 된 이유가 오로지 조명업체들 탓만은 아니라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중배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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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입력: 2018/07/24 [12:47] 최종편집: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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