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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OEM 생산’은 세계 조명업계에 어떤 결과를 낳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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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적인 기술·제품 없이 ‘중국에 의존하는 업체’만 양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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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절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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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의 조명 업체들은 '중국 OEM생산'과 '중국산 조명 제품 수입'이란 비즈니스 방식을 확대해 온 결과는 해외 조명 업체들의 기술 및 제품경쟁력 약화와 고객 상실로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Light+Building 2018'의 현장.(사진제공=메쎄 프랑크푸르트)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
지난 20여 년 동안 세계의 조명업체들은 중국에서 제품을 OEM으로 생산하거나, 아예 중국에서 완제품을 수입해서 내수시장과 해외시장에 파는 ‘비즈니스방식’을 계속해 왔다. 그것이 비용도 적게 들고 마진도 훨씬 좋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있다. ‘중국 OEM 생산과 완제품 수입’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중국’에 의존해오던 세계 각국의 조명업체들이 겪고 있는 ‘상황’은 이런 현실을 잘 보여준다. <편집자주>
‘중국 OEM’에 의존했던 업체들, 기술·제품·고객을 모두 잃어
‘중국 OEM 업체’들은 기술과 제품 앞세워 세계시장에 진출 중
‘나만의 기술과 제품’ 없으면 중국 업체에게도 밀리는 게 현실
"미국 A조명의 전시 부스를 다녀오셨나요? 대만 B조명의 전시 부스는요? 아마 거기서도 ‘이것이 우리 회사의 올해 신제품’이라면서 이런저런 제품을 소개했을 겁니다.
그런데 그 제품들 모두 중국 업체 것이에요. 물론 어떤 제품은 중국에서 OEM으로 만들어 왔거나, 어떤 제품은 중국 업체 제품을 그대로 수입했거나 하는 차이야 있지요. 그러나 그 제품들이 중국 업체 제품이라는 것은 사실입니다.
지금 나라와 업체를 따지지 않고 세계의 조명 업체들이 직면해 있는 상황이 그렇습니다. 중국 OEM 제품과 중국산 수입 제품이 없으면 이런 이런 규모의 전시 부스 하나를 제대로 꾸밀 수가 없어요. 자기 제품이 없다는 거죠.
게다가 저기 저 오플(OPPLE)을 보세요. 중국 업체가 도시바나 오스람, 삼성전자 같은 세계적인 업체보다 더 큰 부스를 꾸며서 ‘Light+Building(프랑크푸르트국제조명전시회)’에 참여한다? 과거 같으면 꿈도 꾸기 어려운 일이었지요.
하지만 지금 오플의 부스를 보세요. 이 전시장(6.2홀)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리는 곳이 바로 저깁니다. 아마 이 전시장에 참가한 업체 중 자기네 회사에서 직접 만든 제품을 들고 나온 업체는 아마 우리 회사와 오플 뿐일지도 몰라요.
우리 회사는 다행히 현지와 중국에 모두 자체 공장이 있어서 제품을 직접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지요. 하지만 중국에 자체 공장이 없는 조명 업체라면 사정이 다 비슷비슷해요.
결국은 중국산 제품을 사와서 파는 것에 불과해요. 그러니 자기 기술도 없고, 자기 제품도 없고, 수출시장에서는 자기네 회사에 제품을 만들어주는 중국 업체 제품과 부딪치고. 그러다 보면 조명 사업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거죠.”
지난 3월 21일 ‘Light+Building 2018(2018 프랑크푸르트국제조명전시회)’ 6.2번 전시장에서 만난 한 세계적인 LED칩 및 모듈 업체의 해외마케팅 담당 임원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가 하는 말의 핵심은 “자기만의 기술과 제품, 그리고 중국 현지의 자체 공장이 없는 조명 업체들은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는 더욱 사업을 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이었다.
그가 말한 대로 최소한 6.2번 전시장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참가업체들이 부스 규모는 크게 꾸몄을지는 몰라도 전시한 제품의 종류와 수량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만큼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과거의 전시회 때와는 달리 신제품이라고 소개하는 제품도 대폭 줄어들었다. 일본의 한 참가업체는 전시 부스를 통틀어 전시한 신제품이 달랑 3개에 불과하기도 했다.
“무엇인가 과거와는 다른 분위기.” 올해 프랑크푸르트국제조명전시회의 6.2번 전시장에서 받은 느낌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바로 이 말이 될 것이다. 무엇이라고 꼭 꼬집어 말할 수는 없어도 몰라도 분명이 과거와는 다르다. 이렇게 느낌과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렇게 해서 나온 결론이 바로 ‘아하! 자기만의 기술과 제품이 없구나. 고객과 바이어의 관심을 끌 만큼 차별화가 된 기술과 제품이 많이 줄어들었구나.”하는 것이었다.
◆자기만의 기술과 제품이 없는 조명업체들
어떤 사업을 막론하고 ‘사업’의 기본은 시장에서 팔릴 수 있는 제품으로 고객의 사선과 마음을 붙들고, 지갑을 열어서 구매를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만일 어떤 업체가 이런 제품을 갖고 있지 못하다면 그 결과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제품은 팔리지 않고 재고와 적자는 누적이 된다. 이런 일이 몇 차례 반복이 되다보면 더 이상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회사의 문을 닫을 수밖에는 없다. 이것이 그동안 ‘사업의 세계’에서 일어난 일이다. 물론 이런 일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일어날 것이다. 이것은 국내 조명업계나 해외 각국의 조명업체들이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가 않다.
문제는 이런 일이 일어나는 원인이 시대와 나라, 업체별로 조금씩 다르다는 데 있다. 쉽게 말해서 “그 때는 맞았던 말이 지금은 틀리다”는 얘기다.
좀 더 이해하기 쉽고, 직접적인 말로 얘기를 해보자. 1990년대 초반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것은 ‘맞는 말’이었다. 특히 한국과 대만의 조명 업체들에게는 더욱 그랬다. 왜냐 하면, 바이어들은 한국이나 대만의 조명업체들에게 ‘더 싼 가격’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바이어들이 원하는 ‘더 싼 가격’을 맞춰주려면 임금과 공장임대료가 더 싼 곳으로 공장을 옮겨야 했다. 그곳이 바로 중국이다. 그 당시 중국은 공장 부지를 50~100년 무상으로 제공하고, 세금을 면제해주고, 심지어는 공장 건물까지도 무상으로 지어주기까지 하면서 외국의 조명 업체들을 적극 유치하는 정책을 펼쳤다.
이런 중국의 ‘러브콜’을 받은 대만의 업체들 중 80%가 1993년부터 1996년 사이에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했다. 한국에서도 크고 작은 조명 업체들이 중국으로 공장을 옮겼다.
공장을 옮기지 않은 조명 업체들도 중국에서의 부품 수입 후 국내 조립 생산 → 중국에서의 OEM생산 → 중국 업체가 만든 완제품 수입 쪽으로 사업의 패턴을 계속 바꾸면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갔다.
이런 방식의 조명 비즈니스는 해외의 조명 업체들이나 중국의 조명 업체들에게 모두 이익이 되는 것이었다. 해외 업체들은 손쉽고, 편하고,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생산하거나 수입해 와서 높은 가격으로 내수시장과 해외시장에 팔 수 있었다. 중국 업체들도 낮은 기술과 제품의 품질에도 불구하고 낮은 임금을 앞세워 제품을 생산, 공급하면서 돈을 벌었다. 이런 ‘윈-윈 구조’는 지난 20여 년 동안 세계 각국의 조명산업 및 조명업체들 사이에서 ‘중국 OEM’과 ‘중국산 제품의 수입’이 계속해서 늘어났던 이유이다.
그렇지만 이런 ‘윈-윈 구조’가 언제까지 계속될 수는 없었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 조명 업체에 근무하면서 기술을 보고 익힌 중국 현지인들이 회사를 나와서 조명 업체를 차려 사업을 시작하게 되자 지금까지의 ‘윈-윈 구조’는 빠르게 ‘경쟁 구조’로 바꾸게 됐다.
심지어는 ‘중국 OEM 업체’들이 기술과 제품 디자인을 재빨리 익혀서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 중국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에 공급하는 일까지 늘어나게 됐다.
이렇게 ‘중국 조명업체’와 ‘해외 조명업체’ 간에 ‘경쟁 구도’가 형성된 이후 해외 조명업체들은 2중의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
하나는 ‘중국 OEM'이나 ’중국산 제품 수입‘이 없으면 내다 팔 물건이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OEM 생산을 해주는 중국 조명업체들과 중국 및 해외 시장에서 직접 경쟁해야 하는 입장에 놓이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2개의 딜레마를 해소하는 유일한 길은 ‘중국 OEM’이나 ‘중국산 제품 수입’을 중단하고, 중국산 제품보다 기술, 품질, 디자인이 우수한 제품을 중국산 제품 가격과 동일하거나 그보다 약간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년이 넘는 동안 세계 각국의 조명 업체들은 그런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그 사이에 중국 조명업체들은 기술, 제품, 인력, 해외 마케팅 경쟁력을 높이면서 자체 역량을 축적해 왔다.
그리고 마침내 자체적인 기술과 제품, 강력한 가격경쟁력, 풍부한 수출 경험, 한층 높아진 브랜드 파워를 무기로 삼아서 해외 시장에 나와 ‘OEM’주문과 ‘수출 오더’를 주던 해외 업체들과 직접 경쟁을 하는 단계로 진입했다.
이렇게 되자 중국 업체들과 해외 업체들의 입지는 순식간에 역전됐다. 중ㄴ국 업체들은 독자적인 기술과 제품에 높은 가격경쟁력으로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높여나가는 반면, 해외 업체들은 자기만의 기술도, 제품도, 가격경쟁력도 잃은 채 시장점유율이 저하됐다. 그리고 오로지 ‘브랜드’만 갖고 버틸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됐다.
이런 과정의 결과가 하나로 집약돼 나타난 것이 올해 ‘Light+Building 2018(2018 프랑크푸르트국제조명전시회)’ 6.2번 전시장의 바로 그 분위기와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면, 중국 OEM 및 수입 증가 → 중국 의존도 증가 → 중국 업체들의 기술, 생산설비, 제품, 가격경쟁력 향상 → 해외 업체들의 기술 개발력, 신제품 개발력, 가격경쟁력, 숙련된 생산인력 감소 → 중국 업체들의 해외 시장 진출 → 중국 업체들의 해외 시장 점유율 증가 → 해외 업체들의 고객 및 시장점유율 감소 → 해외 업체들의 쇠퇴 또는 몰락이라는 그림이 나온다. 여기서 눈 여겨 봐야 할 부분은 중국 OEM 및 수입 증가가 해외 업체들의 쇠퇴 또는 몰락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해외 로컬시장도 점령하는 중국 업체들
그러나 해외 조명업체들이 중국 조명업체들에게 수출시장만 빼앗기는 것이 아니다. 자기네 고유 영토였던 내수 시장마저 중국 업체들에게 점령당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번 ‘Light+Building 2018' 전시회 기간 동안 해외 각국에서 온 다수의 VIP 저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활발하게 현지 조명시장의 상황에 대해 취재를 한 결과 ▲인도 조명시장은 90% 정도 ▲인도네시아 조명시장은 80% 이상 ▲중동 조명시장은 80% 정도 ▲남미 조명시장은 70% 이상 중국 조명 제품에게 잠식당한 상태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 시장 역시 중국산 조명 제품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이라고 한다. 중국 조명 제품이 수출 시장은 물론 각국의 내수 시장까지 이미 상당수 잠식한 것이다.
◆‘중국에서 벗어나는 길’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중국을 제외한 국가의 조명 업체들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이미 세계의 조명 수출 시장과 내수 시장을 상당히 장악한 중국 조명업체들을 상대로 생존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어쩌면 앞에서 소개한 세계적인 LED칩 및 모듈 업체의 고위 임원이 한 말 가운데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자기만의 기술, 자기만의 제품, 중국 업체를 이길 수 있는 자기만의 가격경쟁력, 자기만의 제품 공급 및 유통망, 자기만의 마케팅 및 브랜드 파워, 자기만의 기술 인력을 갖고 중국 업체들과 경쟁해서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기만의’라는 단어이다. 이 ‘자기만의’란 직설적으로 말해서 ‘중국 조명업체들에게는 없는’이라는 것과 동일한 의미이다. 중국 조명 업체들도 갖고 있고, 만들 수 있는 기술과 제품으로는 중국 조명 업체들을 결코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뜻이 그 말 속에는 담겨 있다.
즉, 이제부터 세계의 조명산업, 조명시장, 조명업체들은 오로지 자기만 갖고 있는 무기(경쟁력)만 갖고 싸워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물론, 자기만의 기술과 제품,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중국보다 임금이 높고 임대료가 높은 국가의 조명 업체들에게는 더욱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사실 “그 길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도 부정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조명 업체들이 가야 할 길도 바로 그 방향이다. 이것이 지난 20년 동안 세계의 조명 업체들이 ‘중국 러시’를 통해 얻은 가장 현실적인 결론일지도 모른다.
/김중배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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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입력: 2018/04/10 [10:50] 최종편집: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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