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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조명업체들이 ‘4중고’에 울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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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비용 정책만 내놓는 정부, 공정한 질서 못 잡는 업계, 이익만 챙기려는 일부 업체들, 싼 제품만 찾는 소비자들이 문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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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절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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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은 ’2016 프랑크푸르트국제조명전시회‘ 모습.(사진=김중배 大記者)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
서울시 종로구 원남동 일대는 국내 주택용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에게는 성지(聖地)와도 같은 곳이다. 1960년대 초반에 영세한 소규모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이 하나둘 모여 ‘조명기구 제조업체 단지’를 형성했던 곳이 바로 이곳이기 때문이다.
직접 철판을 두드리고 산소용접을 해가면서 조명기구를 만들던 초창기의 조명업체들 중 상당수는 시간이 지나고 공장의 규모가 커지자 좀 더 넓은 땅을 찾아 경기도 부천시나 성남시 같은 수도권 도시로 회사를 이전했다.
그런 변화의 결과 지금까지 원남동에 둥지를 틀고 있는 주택용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은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 그러나 원남동 주변에는 아직도 50~60개에 가까운 주택용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이 모여 서울 도심 속의 조명산업 단지‘인 ’원남동‘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사세 확장을 위해 경기도 등지로 이전한 조명업체들도 자신들이 창업을 했던 ‘원남동’을 ‘대한민국 주택용 조명기구 제조산업의 뿌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원남동’은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청계천 조명매장에서 주문한 조명기구를 만들고 배달하느라 밤늦게까지 야간작업을 하는 조명업체들로 불야성을 이뤘다.
그러나 지난 3월 12일 오후 찾아간 ‘원남동’은 “이 곳이 한 때 그리도 부산하게 움직였던 곳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산했다. 조용한 것은 ‘원남동’의 거리만이 아니었다. 이 날 기자가 찾아간 몇몇 조명기구 제조업체들 역시 ‘한산한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런 ‘한산한 분위기’의 원인은 곧 밝혀졌다. 문제는 ‘앞이 안 보이는 조명업체들의 앞날’이었다.
이와 관련해서 기자가 맨 처음 방문한 A조명의 B사장은 “올해부터 정신을 가다듬고 사업에 집중해서 경쟁력을 키워보려고 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그런 생각도 다 접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B사장은 “기업이 경쟁력을 키우려면 사회와 물가가 안정되고, 경제가 활성화되고, 생산성은 오르고, 생산비용은 낮아져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모든 것이 정반대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B사장은 “새해 들어 최저임금이 대폭 오르고, 덩달아 각종 고정비용이 뛰기 시작했다”면서 “게다가 앞으로는 근로시간까지 단축된다고 하니 더 이상 버틸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기자가 두 번째로 방문한 C조명의 D사장은 “원남동에는 근로자가 5~10명 안팎의 소규모 조명업체들이 많다”면서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이 확정된 뒤로 상당수 업체들이 과거와는 달리 나가겠다는 근로자는 안 붙잡고, 빈 자리는 채우지 않은 채 버티고 있는 중”이라고 최근의 업체들 분위기를 설명했다.
D사장의 말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이 확정된 뒤 앞으로는 국내에서 조명기구 제조사업을 하기는 다 틀린 것 같다고 말하는 조명업체 사장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그 대신 “제조는 하지 말고 중국에서 팔릴 만한 제품을 수입해다가 파는 것이 더 낫겠다”는 분위기가 암암리에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명업체들은 어떻게든 국내에서 제조사업을 해보려고 하는데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이다, 근로시간 단축이다 하면서 자꾸만 업체들을 중국으로 내몰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기자가 세 번째로 방문한 E조명의 F사장은 최근에 이슈로 떠오른 ‘한국GM' 사태를 예로 들면서 “국내 조명업계의 상황이 '한국GM' 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F사장은 "미국 GM 본사가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명예퇴직을 실시하면서 인력을 줄이는 것은 한국에서의 사업을 대폭 축소하려는 것이 아니냐?”라면서 “‘한국GM' 문제의 핵심은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GM'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 자동차업계, 한국GM, 그리고 ’한국GM'의 자동차를 사주는 소비자 등 4개 부문의 관계자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한국GM'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F사장은 “하지만 정부, 자동차업계, 한국GM, 소비자 누구도 그런 생각은 안 하는 것 같다. 마치 인증 중복 규제 같이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잇는데도 누구 하나 나서서 풀어보려고 하는 사람 하나 없는 국내 조명업계를 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중배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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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입력: 2018/03/17 [15:11] 최종편집: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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