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주택조명업계에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일까?” |
|
| ‘제조와 유통의 구분이 모호해진 업계 현실’에 주택조명업체들의 고민 늘어 |
|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 |
|
|
| ▲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에 따라 전 세계 조명업체들의 사업방식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사진은 ‘2017 밀라노국제조명전시회’의 모습. (사진제공=밀라노국제조명전시회)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
#1.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A조명의 B사장은 대학교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디자이너’이다. 대학을 졸업한 뒤 디자인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사회 경력을 쌓은 B사장은 30대 젊은 나이에 직장을 그만 두고 아무 연고도 없는 조명업계에 진출해 A조명을 창업했다.
대학교에서 배운 전공도 살릴 수 있고,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사업이라는 점, 그리고 디자인과 품질이 뛰어난 조명기구를 만들면 좋은 가격에 시중에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모두 감안해서 내린 결정이었다.
창업한 지 몇 년 되지 않은 A조명은 조명기구 제조업체라기보다는 ‘디자인 부티크’처럼 운영된다. 디자이너들이 세상에 없는 조명기구를 만들고, 이 조명기구들을 건축회사나 인테리어 회사에 공급한다. 제품을 찾으면 조명매장에도 공급하지만 그 비중은 크지 않다. 그 대신 A조명에서는 인터넷 쇼핑몰을 만들어서 자기 회사 제품을 직접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A조명이 올리는 연간 매출이 수 십 억원에 이른다. B사장은 “디자인으로 차별화 된 조명기구를 만들어서 그 조명기구를 좋아하는 소비자에게 직접 공급하는 것이 우리 회사의 사업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 회사의 조명기구를 건축가, 인테리어 디자이너나 조명 디자이너, 고급 소비자에게 알리고 판매하는 방법으로는 조명매장에 위탁판매를 하는 것보다 인터넷 쇼핑몰이 더 효과적인 것 같다”고 밝혔다.
#2. 경기도 인천시에 있는 C조명은 조명유통업체이다. 그러나 C조명의 사업 범위는 지역판매에 그치지 않는다. 전국을 상대로 한다는 뜻이다.
직원도 다섯 손가락을 모두 다 채울 수 없을 정도로 적은 C조명이 전국을 상대로 조명유통사업을 할 수 있는 힘은 인터넷에서 나온다. C조명이 직접 만들어서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이 바로 C조명의 영업사원이다.
이 쇼핑몰을 통해서 C조명은 전국에 산재한 400여개의 조명매장과 거래한다. 뿐만 아니라 건설회사, 건축회사, 인테리어회사, 조명설계 및 납품회사에서 일반 소비자들에 이르기까지 C조명의 인터넷 쇼핑몰에 접속하는 모든 분야의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조명기구를 판매한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인천시에 자리를 잡고 있어도 영업을 하는데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다른 조명유통업체와 차별화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 C조명은 해외에서 조명기구를 수입하기도 한다. 중국과 대만이 현재 C조명이 조명기구를 수입하는 국가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C조명이 조명기구 제조도 한다는 점이다. C조명의 D사장은 “시장에서 찾는 조명기구나 판매가 잘 될 만한 조명기구가 있는데 국내에서 생산하는 업체가 없을 때는 우리가 직접 조명기구를 제조해서 시장에 공급한다”고 말했다.
단순한 조명기구의 국내 유통에 머물지 않고 수출입과 제조에 이르기까지 조명 분야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사업을 하는 ‘종합회사’가 된다는 것이 D사장의 복안이다.
조명기구 제조업체에서 영업사원으로 조명 분야에 발을 들여놓았던 D사장은 “과거에는 서울과 지방이라는 구분이 있었고, 제조와 유통이라는 구분이 있었지만 그것은 다 옛날 얘기다.
지금은 자기가 만든 제품만 있으면 우리나라 전국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도 얼마든지 판매를 할 수 있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제조 따로, 유통 따로 구분해서 누구는 제조사업만, 누구는 유통사업만 해야 한다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얘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대 따라 달라진 조명사업 방식
지금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발달해서 히말라야산맥 속의 오지나 심지어 북극의 알래스카에서도 판매할 수 있는 제품만 있다면 전 세계를 상대로 판매를 할 수 있는 시대이다.
이런 기술의 발달이 모든 분야의 비즈니스 방식을 몽땅 바꾸고 있다. 이런 변화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제조와 유통의 구분이 없이, 누구나 제품을 만들고, 누구나 판매를 한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과거와 같은 제조와 유통의 구분이 이미 없어졌다는 얘기다.
이런 현실은 이미 해외에서는 보편화가 되는 추세이다. 예를 들어 홍콩의 조명기구 디자인 업체인 YE는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결합한 태양광 충전 스탠드를 개발해서 세계적인 상거래 사이트인 ‘아마존’을 통해 세계에 판매 중이다. 특히 20대와 30대의 젊은 세대가 경영하는 조명업체인 경우 이런 경향이 보편화가 되고 있다.
이런 흐름은 국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가 않다. 제조업체가 쇼핑몰을 만들어서 직접 자기 회사 제품을 판매하거나, 조명매장에서 오프라인 매장 외에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일은 이제 아주 흔한 일이 되었다.
조명매장을 하는 업체가 자체적으로 조명기구를 개발해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서 파는 사례도 눈에 띈다.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E조명은 원래 논현동에서 조명매장을 크게 하던 업체의 2세가 운영하는 회사로, 조명기구 전시장을 운영하면서 제조업체에서 공급받는 조명기구는 물론 자기 회사에서 직접 제작한 조명기구를 시장에 공급 중이다.
◆변화의 핵심은 제조+유통의 융합
비록 조명업계에는 자세하게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이렇게 조명 제품 제조업체가 제조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판매를 겸업으로 하는 사례는 생각보다 많은 편이다. 또한 C조명처럼 조명유통사업을 하면서 인터넷 쇼핑몰 운영, 해외 조명기구 수입, 자체 개발한 조명기구의 OEM생산 또는 자체 생산등을 겸업하고 있는 사례도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현상은 모두 교통의 발달로 서울과 지방의 구분이 없어지고,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전국뿐만 아니라 세계를 상대로 조명기구를 판매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일어난 ‘시대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변화에 모든 조명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제조업체나 조명유통업체를 막론하고 이런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업체들이 있는 반면에, 제조와 유통이 확실하게 구분이 됐던 시대의 사업방식에 머물러 있는 업체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기존 사업방식 지키는 업체의 고민은 커져
하지만 이런 사업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해서 이런 업체들이 현재의 사업방식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해서 서울에 자리 잡고 있는 조명기구 제조업체인 E조명의 F사장은 “조명기구 제조를 해서 조명매장에 판매를 위탁하는 사업방식을 고수하고 있지만 고민이 많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F사장은 조명매장에서 판매되는 매출액이 점점 감소하는 실정이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정확하게 모른다.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 됐든, 조명매장에 위탁판매를 하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회사를 정상적으로 운영해 나가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조명기구 제조-조명매장 위탁판매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을 하지 못 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의 종로구에서 오랫동안 조명매장을 운영했던 G조명의 H사장도 요즘 조명매장이 안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 “그동안 해온 사업방식으로는 더 이상 조명매장을 지탱해 나가기 어렵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조명매장이 계속 늘어나면서 매장 간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젊은 세대들이 인터넷 조명 쇼핑몰 사업에 대거 뛰어들어 대부분 성공을 거두면서 국내 조명유통 분야의 지형도 크게 변화했다고 한다. 과거에는 조명유통사업을 하지 않던 중견 조명업체들이 유통사업에 뛰어든 것이나, 한샘과 같은 인테리어 자재업체가 조명기구를 취급하던 단계에서 조명기구를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단계로까지 나가는 등 변화가 너무도 빠르고 극심해서 일일이 대처하기가 어려운 지경이라는 것이다.
H사장은 “조명매장들도 철저하게 지역 중심으로 사업의 토대를 굳히든가, 아니면 한샘과 같이 인테리어와 조명기구를 모두 취급하면서 ‘규모’를 키우는 ‘규모의 경제’를 하든가, 둘 중의 하나로 가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결국은 업체들의 ‘선택’문제
문제는 제조와 조명유통을 구분하는 전통적인 사업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조명기구 제조업체와 오프라인 조명매장만 운영하고 있는 조명유통업체들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제조 분야에서는 조명기구 제조+인터넷 쇼핑몰+조명기구 납품을 하는 조명기구 제조업체가 많아지면서 조명기구 제조만 하는 업체들이 매출 면에서 밀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조명유통 분야에서는 조명매장+인터넷 쇼핑몰+조명기구 수입+조명기구 OEM생산 또는 자체 생산을 하는 업체들이 점점 증가한 결과 오로지 조명매장 운영에만 매달리고 있는 업체들이 매출 경쟁에서 뒤지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런 조명업계와 조명시장의 변화는 ‘시대적인 변화’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점에서 누구를 탓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다만 “조명기구 제조사업에만 매달리고 있는 업체들과, 오프라인 조명매장 운영만 고수하는 업체들이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생존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달려 있다는 관점에서 ‘선택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그 ‘선택’이 어느 쪽이 되느냐에 따라서 이들 업체의 운명이 달라질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김중배 大記者
|
|
| |
|
|
| |
|
|
| 기사입력: 2017/06/09 [15:25] 최종편집: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
|
| |
 |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
|
|
|
관련기사목록
|
|
 |
[기획취재] 지난해 ‘조명업계 매출 상위 10대 업체’ 간 ‘순위경쟁’치열했다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2021/07/21/ |
|
[기획취재] 국내 최초의‘조명 발전 방향 연구 싱크탱크’ 출범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2021/06/08/ |
|
[기획취재] “코로나 시대의 한국 조명업체들, 앞으로 1년이 문제다”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2021/04/27/ |
|
[기획취재] “세계 OLED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2021/04/15/ |
|
[기획취재]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대책’ 없는 국내 조명업체들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2021/04/12/ |
|
[기획취재] 세계 조명산업의 공급망 구조, 어떻게 달라질까?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2021/04/02/ |
|
[기획취재] 정부의 ‘주택공급계획’, 실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2021/01/18/ |
|
[기획취재] 국내 주택조명업계 체감 경기, 언제 다시 살아날까?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2021/01/13/ |
|
[기획취재] 조명업체들, 새해에는 ‘안전경영’이 당면과제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2021/01/11/ |
|
[기획취재] 2021년의 세계 조명산업 트렌드를 전망한다.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2020/12/30/ |
|
[기획취재] ‘성장이냐, 침체냐?’, 기로에 선 국내 LED업체들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2020/12/18/ |
|
[기획취재] 국내 조명업체들, ‘코로나19’에 시달리다 ‘올해 사업’ 끝낼 판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2020/12/11/ |
|
[기획취재] 길어지는 ‘코로나19 위기’, ‘3개의 화살’로 넘어라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2020/11/25/ |
|
[기획취재] ‘코로나19 위기’, 앞으로 최소한 3년은 더 간다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2020/09/29/ |
|
[기획취재] 한국 조명의 향후 목표는 ‘국민을 위한 조명환경 개선’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2020/09/07/ |
|
[기획취재] “조명업체들,‘시장점유율’늘리기 경쟁에 돌입”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2020/08/26/ |
|
[기획취재] “조명업체들,‘시장점유율’늘리기 경쟁에 돌입”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2020/08/14/ |
|
[기획취재] 2020년 하반기의 세계 조명산업, 어떻게 변화할까?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2020/08/13/ |
|
[기획취재] ‘코로나19’ 6개월 만에 ‘한국 조명산업’은 탈진상태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2020/07/24/ |
|
[기획취재] 미국과 중국 간 조명 무역, 어떻게 변화할까? |
한국에너지절약신문 |
2020/07/24/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