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명의 경쟁력 강화방안' (1)-'100대 조명업체 양병설':대한민국 최초, 유일의 에너지절약 정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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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8 [00:27]

‘한국 조명의 경쟁력 강화방안' (1)-'100대 조명업체 양병설'

“우수한 조명업체 100개를 선발해 ‘세계 최강의 팀’으로 양성하자”

한국에너지절약신문

지난 3월 6일로 한국 조명은 이 땅에 전기조명이 도입된 지 130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한국 조명의 현실은 암담하다. 조명산업은 경쟁력을 상실한 채 중국산 조명 제품의 수입에 기대 연명하는 상태다. 조명업체들의 경영여건도 열악하다. 이대로는 미래가 없다. 그렇다면 한국 조명을 되살릴 방안은 없는 것일까? 한국 조명을 살릴 기사회생의 비결을 찾아보자. <편집자주>

한국 조명산업의 최대 비극은 경쟁력을 상실한 것
경쟁력 있는 업체 100개 양성해 세계로 내보내야
정부는 조명산업 규제 대신 우수업체 육성에 힘써야

이 지구상에는 200개가 넘는 국가가 있다. 하지만 그렇게 많은 국가를 나누는 기준은 딱 4개이다. ①아주 잘 사는 나라(선진국) ②개발도상국 단계는 벗어났지만 아직 선진국은 되지 못한 나라(중진국) ③후진국에서 벗어나 경제가 발전하는 과정에 있는 나라(개발도상국) ④못 사는 나라(후진국)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국가 분류 방식에 따르면, 한국은 ②중진국에 해당한다. 지금 한창 경제가 급성장하는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들보다는 먼저 경제성장을 이룩했지만 아직까지 선진국은 되지 못한 나라라는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으로 보면 이런 상황이 한층 분명해진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약 2만 8,000달러 선이다. 2만 달러는 넘어섰지만, 3만 달러로는 올라서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 거의 10년째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왜 선진국으로 올라서지 못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선진국만큼의 실력이 없기 때문이다. 비록 경제는 성장했지만 경제를 뺀 사회의 모든 부분이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 수준을 맴돌고 있다. 이런 국가와 사회의 후진성이 경제 성장으로 이룬 성과와 역량을 갉아 먹고 있다. 그 바람에 중진국에서만 맴돌 뿐 선진국으로 올라서지는 못하는 것이다.

그럼 이런 상황을 탈피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경제 이외의 분야도 경제만큼 높은 수준이 돼야 한다. 정치, 법률, 행정, 사회, 문화, 예술, 종교, 교육, 언론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가 경제 수준만큼 업그레이드가 돼야 한다. 그것만이 우리나라가 중진국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다.

◆경쟁력 부재의 늪에 빠진 한국 조명
이런 대한민국의 사정은 조명에도 고스란히 대입시킬 수가 있다. 우리나라의 조명은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서 일본 다음으로 빠르게 발전했다. 주요 아시아 국가의 조명산업 순위를 정리해 보면 일본-한국-홍콩-대만-중국 순이 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한국 조명이 발전의 동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세계 교역 순위 10위라는 국가의 경제 규모에 힘입어 아시아 2위 수준을 지키고는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기술에서는 일본에게 밀리고, 가격에서는 중국에게 밀린지가 이미 한참 됐다.

세계 조명시장에서 한국 조명 제품이 기술은 일본에게 밀리고, 가격은 중국에게 밀린다는 평을 받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이것은 기술경쟁력은 일본보다 약하고, 가격경쟁력은 중국보다 못하다는 얘기다. 그러니 기술로 일본을 따라잡기도 어렵고, 가격으로 중국을 따라잡기도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는 길도 하나밖에 없다. 기술로는 일본보다 앞서야 한다. 가격으로는 중국보다 앞서야 한다. 그래야 내수시장을 지키고 수출시장도 넓혀나갈 수가 있다.

만일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머지않아 중국이 기술로 우리나라를 앞서게 될 것이다. 제품의 가격은 중국 다음으로 떠오를 베트남이나 미얀마, 인도네시아에 밀릴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한국의 조명은 더 이상 싸워볼 도리가 없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조명은 좋든 싫든 경쟁력을 키우지 않으면 안 되는 입장이다.

◆어떻게 한국 조명의 경쟁력을 키울까?
앞에서 지적했듯이 한국의 조명 앞에는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상 최대의 과제가 놓여 있다. 어떤 경쟁력을 어떻게 키워야 할 것인가도 이미 나와 있다. 기술은 일본보다 앞서고, 가격은 중국보다 앞서야 한다. 그런 뒤에는 기술과 가격 경쟁력의 격차를 점점 더 넓혀 나가면 된다.

그러나 한 국가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나라들도 부지런히 경쟁력을 키우는데 힘을 쏟는 까닭이다. 경쟁력 강화를 조명업계나 조명업체들에게만 맡겨 놓을 수도 없다. 이유는 ‘영세’하기 때문이다.

영세기업이란 사원 수 10인 미만인 기업을 의미한다. 그런데 국내 조명업체 중 80% 이상이 이런 영세기업이다. 영세기업들이 몰려 있는 조명업계가 영세하지 않을 수가 없다. 결국 한국의 조명업체나 조명업계는 영세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처럼 영세한 산업, 영세한 업계, 영세한 업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별로 없다. 발전을 해보려고 해도 돈 문제, 사람 문제가 항상 발목을 잡는 까닭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무엇일까? 영세한 업체 가운데서 쓸 만한 업체들을 골라 잘 교육시키고, 잘 지원해서 영세하지 않은 업체로 키우는 길밖에는 없다. 그래서 경쟁력이 있는 업체로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마치 조선시대에 율곡 이이가 ‘10만 양병설’을 주장한 것과 같다. 이이의 ‘10만 양병설’ 대신에 ‘100대 조명업체 양병설’을 추진하자는 말이다. 이 ‘100대 조명업체’가 바로 한국 조명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선두주자들이고, 한국 조명의 대표선수들이다.

◆경쟁력을 갖춘 조명업체의 조건
그렇다면 어떤 업체들을 한국 조명의 선두주자나 대표선수로 키워야 할까? 당연히 ①건강한 마인드 ②탁월한 기술경쟁력 ③탁월한 가격경쟁력 등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업체들이어야 한다. 여기서 건강한 마인드란 최소한의 상식을 갖춘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소한의 상식이란 다음과 같다.

①국가 사회의 일원으로서, 국가의 법과 업계의 질서를 지켜야 한다. 불법을 저지르지 않고, 비리나 부정을 저지르면 안 된다. 국가의 법을 지킨다는 뜻에서 안전인증은 100% 따야 하고, 불량제품도 만들지 말아야 한다. 남의 특허권이나 실용신안, 디자인권도 침해하면 안 된다.

또한 업계의 질서를 지킨다는 관점에서 가격 덤핑을 하는 것, 저품질의 제품으로 가격을 내려서 거래질서를 문란하게 해서도 안 된다. 공정한 거래를 해야 한다.

②기술경쟁력을 키울 만한 역량이 있어야 한다. 최소한 기술 개발에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 R&D 부서와 인력을 갖추고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③그리고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가 있어야 한다. 시장가격에 맞게 가격을 수시로 조정하거나, 아니면 가격에 맞는 수준의 기술과 제품의 가치를 갖춰야 한다. ④여기에 제품의 품질은 기본이다.

◆어떤 조명업체를 선발할 것인가?
이런 기준을 토대로 해서 정말 한국 조명의 미래를 이끌어갈 마인드와 역량을 갖춘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 그러려면 국내의 모든 조명업체들을 ①마인드 ②기술 ③가격이란 3가지 기준을 적용해서 분류해 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①마인드를 기준으로 전체 조명업체들을 ▲마인드가 있는 업체(합격업체)와 ▲마인드가 없는 업체(불합격업체)로 나눠야 한다. 그런 뒤에 마인드 부문에서 합격을 한 조명업체만 모아서 ②기술과 ③가격 역량을 비교평가해서 두 가지 평가기준을 가장 잘 충족시키는 업체를 선정하면 된다.

◆선정할 조명업체의 분류
①기술과 ②가격을 기준으로 조명업체를 분류하면 4분면에 나타낼 수가 있다. 먼저 세로축에 ‘기술’을, 가로축에 ‘가격’을 표시한다. 그런 뒤에 기술은 높다와 낮다로 2등분한다. 가격도 높다와 낮다로 2등분한다.

이렇게 하면 ①기술 ②가격을 기준으로 4개의 분면(分面)을 만들 수가 있다. 이것을 각 분면으로 나누고, 경쟁력 순서대로 기재하면 다음과 같다.

①기술 : 높다 + 가격 : 낮다
②기술 : 높다 + 가격 : 높다
③기술 : 낮다 + 가격 : 낮다
④기술 : 낮다 + 가격 : 높다
여기서 선택을 해야 할 업체는 ①기술 : 높다 + 가격 : 낮다에 해당하는 업체이다. 가장 기피해야 하는 업체는 ④기술 : 낮다 + 가격 : 높다가 될 것이다.

하지만 한국 조명을 선도할 조명업체나 국가 대표 조명업체에 해당되는 업체는 결국 ①기술 : 높다 + 가격 : 낮다라는 조건을 충족시키는 업체여야 할 것이다. 나머지 업체들은 일단 1차 선정대상에서 제외시키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어떻게 육성할 것인가?
이렇게 해서 국내 조명을 선도할 업체나 국가 대표급 업체로 양성할 업체를 100개 선정한 뒤에는 국가가 나서서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지원할 것은 장비, 인력, 자금, 생산설비, 마케팅, 수출 등이다.

여기에 더해서 공정관리, 품질관리, 디자인관리, 고객만족관리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런 ‘100대 조명업체’들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도 제공해야 한다. 인센티브는 내수와 수출시장에서 거둔 실적을 평가해서 조달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것으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정부는 품질과 가격이 좋은 제품을 구입해서 좋고, 조명업체는 판로를 확대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가 있을 것이다.

◆‘100대 기업’의 과제
‘100대 조명기업’으로 선정된 조명업체가 담당해야 할 역할은 3가지다.
①국내 조명업계 최고의 기술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향상시켜 나가는 것
②해외시장에 진출해 수출실적을 올리는 것
③멘토가 돼서 후발 업체들을 ‘제2의 100대 조명기업’으로 키우는 것

이런 3가지 역할을 ‘100대 조명기업’들이 충실하게 수행한다면 ‘손오공전법’으로 빠른 시간 내에 기술경쟁력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조명업체들을 많이 양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해야 할 일
세계는 점점 더 평평해지고 있다. 이제는 무역이 확대되면서 국가 간의 구분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즉, 내수시장과 해외시장을 구분할 필요성이 없어진다는 의미다.

이런 시대에 생존할 수 있는 기업은 내수시장에서도, 해외시장에서도 기술과 가격으로 경쟁해서 이기는 업체이다. 그러려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업체들로 ‘세계 최강의 팀’을 만들 필요가 있다. 그러면 ‘세계 최강의 팀’을 본 업체들이 ‘세계 최강의 팀’의 일원이 되기 위해 스스로 분발하는 풍토가 조성될 수가 있다.

중요한 것은 그렇다면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정부는 우수한 조명업체들을 선발하는 기준을 제시하고, 선정된 업체를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때 3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그것은 ①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②업체와 업계의 자율에 맡긴다는 것이다. ③법과 원칙을 모든 조명업체들에게 똑같이 적용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불법 및 불량제품을 단속한다면, 철저하고 예외 없는 단속으로 불법 제품, 불량 제품, 남의 특허권, 실용신안권, 디자인권을 침해한 제품을 100%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재수 없게 나만 걸렸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조명업체들이 불법제품이나 불량 제품에 대해 불만을 갖는 이유는 단속울 한다는 그 자체보다는 철저한 단속이 되지 않는다는 것 때문이다.

철저한 단속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은 불공정하고, 불공평한 거래가 이뤄진다는 뜻이다. 이것이 인증과 규제에 대해 조명업체들이 불만을 갖는 근본원인이다. 이런 불만을 없애는 것은 국가의 의무요 책임이다.
/김중배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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